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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미-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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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 처마끝에 매달려 수행자 마음가짐 다그쳐 비어(飛魚)의 꿈.

먼데서 불어온 미풍에도 하늘을 날 듯 지느러미를 하늘거린다. 처마끝에 붙박힌 얇은 동판 물고기의 운명.

'나는 처마끝에 달려 있는 풍경의 물고기. 동판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내 몸속에는 맑은 피가 흐른다. 꼬리는 늘 살아 움직이고…'. 시인 정호승은 풍경 물고기의 방랑과 시련을 동화로 쓴 적이있다.

풍경(風磬)의 물고기는 흡사 우리의 인생사를 보여주는 듯 해 안스럽기까지 하다. 세상을 날지도, 숨쉬지도 못하고 붙박혀야 하는. 그러나 바람만 일면 대양의 꿈을 소리로 내지르는 것이 가벼운 한(恨)마저 느껴진다.

풍경은 처마끝에 매달려 있는 경쇠다. 풍령(風鈴) 또는 풍탁(風鐸)이라고 한다. 풍경에는 물고기를 매다는 것이 상례로 돼 있다. 물고기는 잠을 잘때도 눈을 감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행자의 마음가짐을 다그치기 위한 것이다.

도금까지 하는 사치도 엿보이지만 뭐라 해도 풍경의 아름다움은 소리다. 적막한 절에 울리는단아하고 청아한 풍경소리. 거기에 그윽한 달빛까지 곁들여지면 마음은 절로 침잠(沈潛), 청징(淸澄)해진다.

풍경은 '조용한 외침'으로 '궁핍의 시대'를 보듬고 있다.

사진:閔祥訓기자

글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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