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기부 탈북자조사 가혹행위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들이 남한 도착직후 안기부로부터 '위장귀순'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받는과정에서 구타, 고문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있다.

지난해 12월 결성된 '자유를 찾아온 북한인 협회'(회장 한창권)는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 모임 등 인권단체들과 함께 15일 오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갖고 탈북자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를 공개했다.

지난 96년 1월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탈출한 홍진희(29)씨는 "천신만고끝에 대한민국에 도착했지만 조사기관에 들어간 순간부터 곤봉 등으로 구타를 당해 오른쪽손목 인대가 늘어나기도 했다"고주장했다.

홍씨는 또 "지난해 5월 어머니와 동생이 북한을 탈출, 남한에 입국했을 때는 '왜 쓸데없이 가족을데려와 고생시키느냐'며 안기부 직원으로부터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95년 2월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을 통해 남한에 도착한 이민복씨도 "안기부요원들이 위장귀순 여부를 조사한다며 폭행하고 조사기관에서 풀려난후에도 안기부의 승인없이 일간지에 글을기고했다는 이유로 불려가 구타와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유를 찾아온 북한인 협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돼있는 탈북자들을위한 민주적 제도와 기초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4개 인권단체도 성명을 내고 "정부는 박해를 피해 한국을 찾아온 탈북자들에 대한 조사방식을 개선해 인권침해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며"관계기관의 고문, 가혹행위를중단시키고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인권단체는 또 탈북자들을 고문 한데 대한 책임을 물어 김덕.권영해 전안기부장과 관련직원들을 내주중 서울지법에 고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안기부측은 "과거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탈북자에 대한 가혹행위란 있을 수 없는일이며 최근 정착금 인상 문제 등으로 불만을 가진 탈북자들이 사실을 과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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