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최근 정치와 관련해 한 언급은 지난 13일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나는 제도권 정치와는 완전히 인연을 끊었고 정치를 재개할 의사도 전혀 없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전전대통령의 이 말을 곧이 받아 들이는 인사는 많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 초사면.복권과 함께 석방된 뒤의 행적을 보면 정치적 색채가 짙게 깔려 있는 것 같다. 일례로 전전대통령은 지난 연말에 공직자, 언론인, 기업인 등 대구지역 여론주도층 인사들에게 연하장을 보냈다.
전전대통령은 지난 8일 포항서 열린 허화평(許和平)전의원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하려다 취소했다. 이 행사에는 5공 핵심인사들은 물론 5공과 인연이 있는 지역인사들도 대거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또 전전대통령은 지난 1년간 순회법회 참석을 이유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차량에 계란이 날아드는 상황에서 목포까지도 방문했다. 그 때마다 전전대통령 주변인사들은 5공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면밀히 추적한 것이 감지됐다.
또 최근 전전대통령 주변인사들의 행보 역시 전전대통령을 중심으로 5공세력이 이미 정치를 시작했다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이들이 개별행동이 아니라 일정한 세력을 형성할 것이라는전망이 강하게 제기된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소속 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은 최근"12.12와 5.18사건으로 거의 모두 복역경험이 있는 5공 핵심인사들이 16대총선에서 정치적 명예회복을 위해 대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적어도 전전대통령이 영향력을 갖고 있는 영남지역에서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전망했다.
그는 이 대열에 허전의원 뿐 아니라 허삼수(許三守.부산동), 이학봉(李鶴捧.경남김해), 허문도(許文道.경남통영고성), 장세동(張世東.서울서초을)씨 등을 포함시켰다.
또 5공세력의 정치복귀가 가시화될 경우 최재욱(崔在旭)환경부장관과 이치호(李致浩)전의원 등 지역인사들도 가세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란이 점쳐지는 올 봄 정국상황과 전전대통령측이 김대중(金大中)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움직임은 결코 단순한 사건일 수 없다. 특히 이들이 정체성논란을 빚고 지도력에 도전을 받고 있는 이회창총재의 당 운영에 서서히 회의를 품고있는 한나라당내 영남세력과 손을 잡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 폭발력은 쉽게 측량하기 어렵다.하지만 전전대통령이 아직 비자금사건에 따른 추징금중 1천800억원이 넘는 돈을 미납한 상태라는점에서 스스로 전면에 나서 수하들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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