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의 19일 청와대회동이후 '내각제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날 두사람간에 오간 대화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내 내각제개헌'에 대한 두사람간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 같다. 주례보고후 김총리는 오효진공보실장을 통해 "대통령과 둘이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또 청와대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두분은 모든 말씀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을 협력해 잘 할 수 있고 잘 하신다"는 선문답(禪問答)식 발표로 대신했다.
이후 벌어진 상황은 이날 주례보고의 결과를 간접적이나마 잘 드러내고 있다. 회동이후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합당 제의설 등이 일부 조간신문 가판에 실리자 김총리는 청와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질책했다. 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공관을 찾은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에게는"오늘 보고에서는 내각제의 '내'자도 나오지 않았다"며 독대내용에 관한 갖가지 억측을 부인했다.
결국 이날 주례보고에서는 내각제 논란에 대한 두사람간의 담판이나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는것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내각제문제에 관한 한 '연내 개헌'으로 결론나지않는 한 조기결론이 불리한 김총리로서는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할 필요가 없는 입장이다. 또 김총리는 지난 연말 '김대통령과의 담판론'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인데 지키면 되지 담판은 무슨 담판이냐"며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김총리의 '연내 내각제개헌'입장은 20일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초청연설에서"금년에는 21세기를 열어나가는 바람직하고 선진화된 우리 정치제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언급에서 재확인됐다.
김총리는 '새해 국정운영 방향'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최근 내각제와 관련해서 정치권 일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말을 삼가겠다"며 "때가 오면 밝히게 될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총리는 또 "대통령과 저는 기본적으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국정을운영해나가고 있으며 국민들에 대한 약속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세차례의 독대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파악한 김대통령과 김총리는 이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간벌기와 주변세력들을 동원한 내각제 공방 등을 통해 본격적인 '내각제 게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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