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브라이트 美국무 대북경고 의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21일 북한에 대해 관계개선과 고립심화 둘중의 하나를 선택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미 국가정책센터(CNP) 초청모임에서 향후의 외교정책방향에 관해 연설하는 가운데 금창리 지하시설 의혹 및 미사일 문제와 관련, "북한은 향후 1년동안 두가지 미래를놓고 중대한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상호존중 및 평화 공약에 입각한 관계개선과 고립의 심화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자(前者)를 강력히 촉구하지만 두 방안 모두에 대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이 미국이 요구중인 금창리 지하시설 의혹해소와 미사일개발.수출 자제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북-미 관계가 크게 악화될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미국 외교정책의 사령탑인 올브라이트 장관이 공개적으로 북한의 '고립심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담겨있다는 지적들이다.

워싱턴의 외교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만약 북한의 핵.미사일 의혹이 만족스럽게 해소되지 않을 경우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워싱턴-평양 관계마저 단절할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무부가 그동안 "지하핵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북-미 기본합의 이행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점에 비추어 이같은 경우는 물론 지난 94년의 제네바 합의의 파기를 전제로 한것이다.

나아가 이번 발언은 작년말 한반도 정책조정관으로 임명된 윌리엄 페리 전국방장관이 한.중.일 3국 등을 순방, 그 결과를 토대로 대북정책에 관한 포괄적인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제네바에서 지하핵의혹에 관한 북-미 3차 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뤄진 올브라이트 장관의 언급은 북한에 파국을 피하고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는데 무게가 실려있다는지적들이다.

즉, 북한의 고립심화와 북-미관계 악화 가능성을 환기시킴으로써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평양측에 전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도 최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에 대해 이라크식 미사일 공격을 가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동안 증폭되어온 '올봄 위기설'을 누그러뜨린 바 있다.주변국가들의 입장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자극받은 일본은 예외라 할 수 있지만 한반도 문제의직접당사국인 한국과 중국은 평양측을 지나치게 압박하는데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이미 중국은 관영 신화통신의 논평을 통해 "북한의 지하시설 의혹에 대한 미국측의 현장조사 요구는 터무니없는 것"이라면서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북한으로서도 수년째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악화는 당장 지난해에만 50만t 규모에 달한 식량원조가 끊기는 등 큰 타격을 감수해야할 입장이다.외교 전문가들은 "둘중 하나를 택일하라"는 올브라이트 장관의 통첩성 경고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고 나올 지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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