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내각제문제에 대해 또 한차례의 '선문답(禪問答)식간접대화'를 나눈 직후인 1일 두사람이 다시 청와대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올들어 다섯번째로 접어들고 있는 이날 청와대 주례독대에서 두사람이 내각제문제에 대해 직접조율에 나섰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내각제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은 사실인 것같다.
이날 회동에서 김대통령은 지난 주말 대구를 다녀온 김총리로부터 영남지역의 악화된 지역감정에대한 보고를 받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과 외국방문을 앞둔 김총리에 대한 당부 등이 있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독대에 관심이 쏠린 것은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또 한차례 충돌했기 때문이다. 우선 김대통령이 처음으로 내각제개헌 연기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김대통령은 1일자 세계일보와의 회견에서 "내각제문제를 가지고 자민련지도부와 사적으로 만나서 얘기를 한적이 있다"면서 "우리가 내각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시기의 문제인데 거기에 대해서도 서로 얘기가 상당히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 문제는 앞으로 원만히 대화하면서 해결할 문제"라며 연내 내각제 개헌의지가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의 언급중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김총리'가 아니라 '자민련지도부'와 '사적으로' 얘기를나눴다는 대목이다. 이는 자민련의 박태준(朴泰俊)총재 등과 내각제 연기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김총리의 한 핵심측근은 그동안의 주례보고에서 내각제문제를 포함한 정국현안이 논의됐다는 사실을 밝혀 DJP간의 내각제대화를 간접 확인해준 적이 있다.
그러나 김총리는 지난 30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더 이상 가타부타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약속이 돼있고 대통령께서도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며 연내 내각제개헌 약속을 상기시켰다. 김총리는 "지금은 경제문제에 지장이 된다는 의견이 있어 하고싶은 생각이 있어도 억제하고 있다"고덧붙였다.
두사람의 언급을 뒤집어 보면 '내각제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은 있으나 진전은 없었다'는 것으로요약된다. 김대통령은 약속은 지키겠지만 경제때문에 시기적으로 올해는 어렵다는 뜻을 간접피력했고 김총리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뜻을 잘 알고있다는 선에서 서로의 '진의'만 확인한것 아니냐는 것이다.
2일부터 인도와 이집트 등 4개국 순방에 나서는 김총리는 외유기간동안 한두차례 내각제문제에대한 소신을 피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김대통령과 내각제관련 간접공방을 재차 벌일 가능성이적지 않아 또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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