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법조비리 사건으로 관련 검사들로부터 사표를 받아야 하는 '악역'을 맡았던 대검 김승규(金昇圭·55) 감찰부장이 조사를 모두 마치고는 눈물을 쏟아냈다.
사상 유례없는 '검사에 의한 검사 조사'를 20여일간 쉴 새 없이 지휘해 온 김부장은 수사결과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30일 오후 상념에 잠겼다.
"검사들이 불쌍해요, 불쌍해…"
막바지 수사상황을 묻는 몇몇 기자들 질문에 마지못해 몇 마디를 이어가던 그는 갑자기 테이블에서 일어서더니 뒤돌아서 안경을 벗었다.
주섬주섬 화장지 두세장을 뽑아들고는 눈물을 훔치더니 어느새 한쪽 손을 집무실 책상에 힘겹게의지하고는 통곡이 이어졌다.
지방의 모차장검사가 거취를 표명했느냐는 질문이 있고 난 뒤의 일이었다.
잠시후 진정한 듯 테이블로 돌아온 그는 "우리나라 형사부 검사들이 한달에 조사하는 사람이 370명이나 됩니다. 일본의 12배예요. 제 시간에 퇴근하는 검사들 어디 있습디까. 그렇게들 일해왔는데…"라며 장탄식을 이어갔다.
자신이 '몹쓸 짓'을 했다는 회한이 가득찬 표정이었다.
김부장은 테이블 위의 A4 용지 더미 사이에 끼어있던 '사직원 용지'를 보여주고는 "손이 떨려서제대로 써내려가지 못할 것 같아 양식을 만들어 이름하고 사인만 쓰게 했다"고 말했다.사표를 뒤로 하고 돌아가는 검사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고 부속실 계장이지하주차장까지 안내해서 모시도록 했다고 한다.
"내일 아무리 바쁘더라도 반드시 예배시간엔 참석해야겠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김부장은 교회에 가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는 표정이었다.김부장은 "감찰부의 부하 과장이 저번 인사 때 감찰부에서 떠나려 했는데 보내줄 걸 그랬다"면서이번 수사 때문에 김태현(金泰賢) 감찰1과장에게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진 것 같다는 말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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