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견·신세대 작가 신작소설집 출간

중진 소설가인 서정인씨와 신세대 소설가인 김경욱씨가 우리 삶의 부조리한 면들을 탐색, 새로운세계로의 화해를 모색하는 신작 소설집을 내 관심을 끌고 있다.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랑'(작가정신 펴냄)은 제1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서정인이 5년만에펴낸 소설집.

'무자년의 가을 사흘'등 작가 특유의 구어적 화법과 리얼리스트로서의 비판의식이 만나 우리 삶의 부조리한 면들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는 중·단편 다섯편을 담았다.

'무자년의 가을 사흘'은 자전적 소설로 작가가 초등학교 6학년때인 1948년에 겪은 육군 14연대반란사건과 중학2년 때의 6·25전쟁으로 인한 피란살이를 다루고 있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과 비인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랑'은 각자가 따로 유럽 여행을 온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파리에서 잠시 같이 지내며 나누는 대화가 내용, 서씨의 작품들은 "대화만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없다"는 작가의 말처럼 걸쭉한 사투사투리, 지문인지 대화인지 구별이 안되는 구어체화법을 통해 왜곡되고 비틀린 삶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북대 영문과 교수로 있는 서씨는 '강' '철쭉제' '달궁' '붕어'등 소설집과 장편등을 발표했다.신세대 작가 김경욱의 두번째 소설집 '베더를 만나러 가다'(문학동네 펴냄'는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와 독특한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씨의 소설은 영화와 록음악등 대중문화의 영역과 우주 공간을 활달하게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파편화되고 복제화된 산업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김씨는 소재와 구성면에서 우리 소설에는 흔치 않은 새로운 소설문법의 시도로 현실의 중심에서밀려난 아웃사이더의 고뇌와 소외의 운명을 증거하고 있는 것.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8편의 소설중 주목할 만한 것은 '변기 위의 돌고래'. 이 작품은 접속에의열망의 진원지가 현실 속에서의 단절감임을 밝힘으로써 삶의 무기력과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희망과 자유를 말하고 있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인 김씨는 93년 '작가세계'에 중편 '아웃사이더'가 당선, 문단에 나와 장편소설 '아크로폴리스' '모리슨 호텔', 소설집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를 냈다.〈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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