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해빙기운이 완연하다.
찬바람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갔던 한나라당 주변에도 난(暖)기류가 감지되고 있고 여당으로부터는 계속해서 햇볕이 내리쬐고 있는 등 해동정국의 양상이다.
정국이 이처럼 변화기류를 타게 된 계기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교체와 8일 김정길(金正吉)신임정무수석의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 방문이었다.
김수석은 이 자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인위적 정계개편 중단 등 대화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수석은 취임 일성으로 "어쨌든 정국을 풀어야 한다"며 "야당에 대해서도 햇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간에 주고받는 타협의 정치도 역설했다.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도 "한 사람도(영입작업을)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화분위기 조성에 한 몫을 더했다.
여당은 또 이회창총재를 향한 직격탄도 날리지 않았다.
심지어 인천집회가 있던 7일에도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은 전에 없이 부드러운 톤을 유지했다. 조대행은 "야당을 상대로 대화와 타협을 해 정치를 빨리 복원, 안정시키는 쪽으로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오는 2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1주년 이전에 정국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동안 '여당 하기나름'이라며 여권의 태도변화(정계개편 포기)를 선결조건으로 내걸며 장외를 고집해 온 야당은 여권에서 들리는 의원영입 중단, 인위적 정계개편 중단, 대화와 타협의 정치, 대야 햇볕정책 등의 소식에 한껏 부드러워진 상태다.
길게는 4월까지도 장외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한나라당 지도부도 인천집회 이후의 일정을 잡지 않고있다. 여권의 본심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대화분위기를먼저 깨지는 않겠다는 분명한 답신이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8일, "이총재를 예방하는 김수석이 대통령의 정계개편 포기라는 분명한뜻을 전달할 경우 장외투쟁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총재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신의를 바탕으로 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도 대화정치의 복원을 전제로 "김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대통령이 국회연설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거들었다. 이에 따라 8일 한나라당 단독으로 소집한 제201회임시국회는 여야대화의 전전속도에 따라 당초 불참키로 했던 여당이 참여, 정상화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만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의 92년 대선자금과 관련한 경제청문회 서면답변 내용 등 '꽃샘추위'로 인해 정국이 냉기류에 다시 휩싸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권에 스며들기 시작한 봄기운이 대세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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