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초등학교 수는 고작 7개. 가까스로 두자리 수를 유지했으나 오는 3월 울릉군 서면의 통구미, 구암, 학포 등 3개 초교가 폐교돼 한자리 수로 줄게 된다.
학교에 애착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어떻게든 학교 문을 닫지 않도록 애쓰기도 했지만 농어촌 인구 감소와 교육청의 시책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폐교되는 초교의 모습을 보면 문을 닫는 방법 밖에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울릉군 서면 통구미 분교는 남성 왕국. 지난 1월 남학생 6명과 함께 공부하던 한 여학생이 타학교로 전학가 주장식(53) 한해종(46) 교사를 포함 모두 남자만 남게된 것.
이들은 지난해 울릉문화원이 주최한 서예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올렸다.
12일 졸업한 조동식군이 최우수상을 받는 등 전교생 모두 입상했고 전학 간 여학생까지 상을 받았다. 학교 특활실에 마련돼 있는 붓글씨 수련대에 학생을 붓글씨 대가로 키우려는 한 학교의 정성이 묻어난다.
하지만 이 학교 특활실에서 더이상 묵향(墨香)을 맡을 수없게 됐다.
지난 69년 설립돼 졸업생 658명을 배출한 통구미초교는 올 졸업식을 끝으로 문을 닫게된다. 주민들은 지역 유일의 국가 공공시설이 없어진다며 폐교에 반대했으나 메아리가 없었다.10여평 짜리 교실 하나가 전부인 서면 구암분교도 같은 운명. 김영혜(46·여) 교사가 김윤정(6년·여) 현수(3년) 남매를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 개인지도 하듯 가르쳤으나 윤정이가 졸업하면서학교 문도 내리게 됐다.
주민들은 폐교를 매우 안타까워 했다. 특히 5년전 구암장학회를 만들어 매년 졸업생에게 50여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해온 주민 오윤필씨(62)는 "이제 장학금을 줄 학생도 없어졌다"며 허탈해했다.
교육청은 폐교된 서면 학생들을 위해 봉고차 1대와 승용차 1대로 인근 학교로 통학시킬 계획이다.
〈울릉·許榮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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