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단체장 교체파문 일단락

'섬유단체장 물갈이론'을 제기해 업계의 반발을 샀던 문희갑대구시장이 인위적 단체장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지난 10여일간 지역 섬유업계에 휘몰아친 세대교체론 파문이 일단락됐다. 문시장은 23일오전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정기총회에 참석, "특정 조합이나 단체의 이사장과 대표에게 그만두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문시장은 그러나 "섬유관련 조합과 단체가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현체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여러분이 선택해달라"고 주문했다.

문시장의 견직물조합 정기총회 참석여부는 지역 섬유업계의 관심사였다. 이날 이사장으로 재추대된 하영태 이사장 역시 문시장이 거론한 세대교체 대상. 따라서 문시장이 총회에 불참할 경우 문시장과 지역 섬유단체장 사이의 불협화음이 계속될 것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또 참석하더라도 어떤 발언을 할 지 주목됐다.

한편 하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시장의 세대교체론에 적극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사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결의하자"고 조합원들에게 제안했다. 총회에 참석해준 문시장에 대한 예우차원의 발언은 아니었다. 이사장에 재추대된 뒤 명예롭게 사퇴할 시기를 선택하겠다는 의도로 관측됐다.

하지만 견직물조합은 이날 13대 이사진 20명 모두를 40년이후 출생자들로 구성, 문시장의 요구에 부응했다. 이사장을 제외한 이사진 전원을 젊은 층으로 세대교체한 것이다. 이에 따라 권성기·김태호·조복제·이지철 등 60대 이사들은 모두 퇴진했다. 원사메이커인 금강화섬의 민성재, 성안의 박호생 이사도 이사진에서 제외됐다. 하이사장은 "견직물조합 창립이래 가장 큰 변동"이라고 말했다.

세대교체론은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의 박용관회장과 섬유개발연구원의 권성기이사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이에 따라 염색공단 및 염색기술연구소의 함정웅 이사장은 25일 열릴 염색공단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재추대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문시장의 세대교체 주장은 '업계의 자율성을 무시한 자치단체장의 월권'이었다는 지적속에 지역 섬유업계에 남긴 생채기가 적지않아 단기간내 아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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