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객 외면 대구연극제 연극인 잔치로 끝나

관객없는 연극은 공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대구 연극인들의 잔치인 대구연극제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첫 작품인 극단 여명의 '혈맥'에는 4회 공연에 단지 300여명의 관객만이 찾았다. 그것도 토·일요일 '황금기간'임에도 1회 공연에 50~60명만이 찾은 것이다.

"대구 관객들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극단 관계자들은 대구 관객의 '야속함'을 나타냈다.

사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대구 연극 관객층은 비교적 두터운 편이었다. 그러나 몇년전부터 극단이 난립, 수준 이하의 작품이 공연되고, 거기다 대스타를 동원한 서울 연극들이 대구를 공략하면서 대구연극을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대구연극제는 애초에 관객을 도외시한 행사라는 지적이 일고있다.

연극공연의 포스터작업, 예매처 작업, 통합초대권 발부, 개인 매표등이 극단과 대구연극협회로 이원화돼 있는것. 포스터·예매처작업, 통합초대권 발부등은 협회에서 맡아서 하고 개인매표는 개별극단에 일임돼 있다. 공연기획의 가장 힘든 부분이 극단에 맡겨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연기자들이 주위에 표를 '강매'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에선 "협회가 포스터부착등 홍보작업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질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공연 시기가 잘못 선정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초 4월로 계획했으나 시립극단 '우리 읍네'(4월 8일~11일) 공연과 겹쳐 3월로 밀려난 것. 또 모방송사와의 후원이 무산되면서 TV홍보가 안된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극단대표는 "차라리 모든 작업을 극단에 맡기면 자기 연극에 관객을 불러 모으는 적극적인 홍보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연극협회 채치민 지회장은 "극단이 초대권을 뿌리는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야 하는데 극단 자체의 티켓기획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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