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청동기~조선시대 유물 천여점 발굴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학천리 포항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부지에서 남·여 한쌍이 마주보며 춤추는 모습을 담은 6세기대의 토기와 장신구류, 석기류 등 청동기∼조선시대의 유물 1천여점이 발굴됐다.

지난해 10월부터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유적 발굴조사를 벌여온 경북도문화재연구원(원장 윤용진)은 11일 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지표조사 결과 7천여평에서 436기의 유구가 발견된 학천리 일대는 청동기 시대의 석곽묘를 비롯 삼국시대의 목곽묘, 고려시대의 건물지·와요지 등이 확인돼 고분 밀집지역임이 판명됐다"고 밝히고 금동제이식·다면옥·백자접시·토기·철기·장신구류등 수습한 1천여점의 유물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석곽묘에서 출토된 토기 유물중 대부장경호에는 남녀 한쌍이 마주보며 흥겹게 춤추는 모습이 새겨져 있었는데 남자는 머리 양쪽에 깃을 꽂고 발목까지 동여맨 바지를, 여자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고 신발을 신고 있어 당시의 복식과 생활상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발굴된 삼국시대 토기중 이같은 유형의 토기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도문화재연구원 김구군 책임연구원은 "대부장경호의 춤사위는 현재까지 민간에 전해오는 춤사위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며 이는 당시 시대상이 풍요롭고 안정된 사회였음을 확인해준다고 설명했다.

김연구원은 또 학천리 현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동일 지역에서 선사시대부터 고대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묘제와 고구려 계통의 토기와 백제 양식의 토기가 함께 발견돼 묘제 변천과정과 삼국간의 영향을 밝히는데 중요한 평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발굴조사단은 이날 학천리 현장의 유구분포로 볼때 이번 발굴에서 제외된 도매시장 출입구와 인근 지역의 유물 조사후 종합적인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전제, 포항시의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립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2000년 4월 준공 목표로 지난 95년부터 334억원을 들여 2만5천평 규모의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립 공사를 하고 있다.

〈崔潤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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