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억울한 아들의 교통사고

"아들의 장래를 망친 당사자에게 책임이 없다는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지역의 한 중견기업에서 나와 다시 중소 유통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재기의 꿈을 다지던 김모(40)씨는 갑자기 엄습해온 엄청난 불행이 믿겨지지 않는다. 아들 진수(10.가명)군이 당한 참혹한 교통사고 때문이다.

진수군은 지난 1월말 대구시 남구 봉덕동 중동교 앞 녹색 신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우회전을 하던 15t 트럭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 진수군은 영남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체를 크게 다쳐 치료 불능이란 진단을 받고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진수군은 병원측으로부터 제 발로 걸을 수 없으며 성기능도 잃게 됐다는 '선고'를 받아야만 했다. 또 방광이 찢어져 평생 배설물을 받아내야할 형편에 놓이게 됐다김씨는 사고 책임을 따지기 위해 경찰서를 드나들었지만 수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어 가슴이 무너지는 듯 하다.

경찰측은 녹색 신호에서 사고가 났으나 차량이 우회전하고 있었으므로 신호위반에 해당되지 않으며 진수군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횡단보도 사고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충돌시 자전거만 날아갔고 아이가 트럭 바퀴에 깔린 정황으로 봐 진수군이 자전거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경찰 수사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진정서와 이의신청서를 검찰에 제출하려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회복 불가능한 부상을 당한 아들의 장래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김씨는 망가진 몸으로 병상에 누워 밤마다 거대한 바퀴에 눌리는 악몽을 꾼다는 아들을 떠올리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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