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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결혼은 해도, 안해도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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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빈 말들이 마치 진리인양 회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말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말은 경험을 통해서야 우러나올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평생동안 결혼생활과 독신생활을 동시에 해본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있을 수 없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그것은 사람탓이 아니라 결혼 그 자체가 후회하도록 운명지워져 있다는 뜻이다.

물론 결혼해 놓고 후회하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처음에 열렬히 사랑하여 결혼했지만 이내 사랑이 식어 한 지붕밑에 살아도 남남처럼 된 부부, 처음부터 별 뜻 없이 만나 그럭저럭 '그냥 살아가는'부부, 만났다 하면 싸우고 싸웠다 하면 서로 가치를 떨어뜨리는 '너 죽고 나 죽자'형의 부부도 숱하게 많다.

그러나 부부 각자 자주성을 가지고 자기인생을 살아가면서, 막역한 친구같이 서로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고, 서로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따뜻한 사랑과 지지를 아낌없이 베푸는 생명력 넘치는 부부도 있다.

결혼생활을 하든, 독신생활을 하든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결혼생활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심각한 심리적 장애의 원천이 될 수도 있고,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샘이 될 수도 있다. 남녀가 사랑에 빠져 결혼하더라도 보통 6개월 길어도 3년을 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빠지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일시적인 정서적 충동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혼은 정원과 같이 얼마나 공을 들여 가꾸는가에 달려 있다. 성숙한 사랑은 일생동안 가꾸어 나가야 한다. 수도자의 구도생활이 이보다 더 어려우랴.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 잘못을 결혼이라는 제도에 떠넘기거나 결혼생활을 아름답게 가꿀 의지가 결여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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