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뇌하고 방황하는 인간과, 그 인간을 쫓아다니는 운명의 마수(魔手)'
'냉혹한 운명에 보내는 야유'
차이코프스키(1840~1893)가 남긴 6개의 교향곡 중 제6번 '비창'과 더불어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교향곡 제4번 바단조(작품 36)에 대한 짧막한 비평들이다. 거장을 고뇌하게 만든, 냉혹한 운명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곡이 완성되기 2년전, 36세의 차이코프스키는 45세의 부유한 미망인 나데지다 폰 메크와 '이상한 교제'를 시작했다.
무수히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끝까지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 차이코프스키는 순전히 메크 부인의 경제적 지원으로 작곡활동에 전념했을 정도로 그녀에게 의존했다.
그러나 교향곡 제4번의 작곡 도중 사랑하지 않는 여인 안토니나와 결혼하게 된 차이코프스키. 운명의 장난에 괴로워하던 그는 결혼 한달만에 가출, 귀가, 다시 가출 후 모스크바 강에서 자살을 기도하는 등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처참할 정도로 비극적이고, 반대로 광적인 희열이 몽상적으로 표현되는 두 개의 주제가 끊임없이 발전되는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 작품 중 가장 변화무쌍하고 열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불행한 운명을 노래하지만 제4악장 피날레는 매우 광적인 희열과 환락의 클라이맥스로 장식된다는 점이 이채롭다.
아마도 1878년, 아내와 결별한 후 교향곡 제4번을 완성한 차이코프스키가 악보 속표지에 '나의 가장 좋은 벗에게'라고 적은 것을 보면 메크 부인에게 다시 '귀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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