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경영 현장-동아금속 정한일 사장

(주)동아금속 정한일(38)사장은 스물 여섯 살에 기업을 시작했다. 87년 열처리 기계 한대로 동아금속을 창업, 13년째 자동차용 클립만을 생산하고 있다. 300만원을 빌려 시작한 공장은 이제 연간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경북공고를 졸업한 뒤 주경야독하며 경북공전을 다닌 게 정사장의 학력. 하지만 기업운영에는 전문경영인들을 뛰어넘는 '옹고집'이 있다.

"창업 당시부터 오로지 클립 분야 세계 일인자를 꿈꿨습니다. 한우물을 파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동아금속은 차량용 클립 100여종을 생산해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 20여종을 국산화시켰다. 개당 300원짜리 수입품이 100원대 국산품으로 대체돼 자동차업체는 생산가격을 낮추고 수십억원의 외화절약 효과를 얻었다. 동아금속의 국내 자동차용 클립시장 점유율은 30%.

자동차 산업은 경기변화에 민감하다.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고 정 사장은 몇년 전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연간 1억원 정도를 일본에 수출했다. 올들어 동아금속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한 해외 바이어가 하나둘씩 늘어나 앞으로 3년간 500만 달러어치 수출계약을 맺기로 했다. 세계적인 클립 생산업체인 독일 기업이 합작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지금은 그 업체의 시장까지 잠식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산화에 성공한 뒤 완성차업체에 관련 자료를 넣었다가 기술을 도용당하기도 했다. 대기업이 2차 협력업체라는 약점을 이용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지를 꺾었던 것. 게다가 완성차 업계가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을 헐 값으로 후려쳐 애를 먹었다. 특히 지난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조업을 일시 단축하고 직원 상여금을 200%나 깎아야 했다.

그러나 올들어 일주일에 3일씩 잔업을 추가하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금융비용 지출은 최근 매출의 2%대로 떨어뜨렸다. 동아금속의 경쟁력은 매출의 10~20%를 기술개발비로 지출하는데서 나온다.

"해외 클립 생산업체와 싸워 국제시장을 넓혀갈 것입니다. '항상 처음처럼'이라는 자세로 동아금속을 세계적인 전문 클립업체로 키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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