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북 안동(安東)지방이 뜨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야물차지는 국제탈춤페스티벌도 그렇고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열흘후면 진객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일 또한 예사로움이 아니다.
국내 최고의 목조건축물 봉정사 극락전, 하회탈춤에다 안동댐, 안동소주, 간고등어까지 안동맛을 일궈내고 있는 이곳에서 오늘(10일) 오후6시부터 자정을 넘게까지 또 한번 안동을 뜨게하는 일이 벌어진다.
◈피아니스트 임동창씨와 소리꾼, 고수, 행위예술가, 연극배우 등 끼있는 쟁이들 쉰여명이 400년을 넘게 반촌을 지켜온 한 고택에 모여 신명난 성주풀이 굿판을 벌인다는 것이다.
운명을 다한 무너미의 늙은 집을 위해 벌어지는 진혼굿도 될 이 판에서 달뜬 기분으로 펼쳐지는 즉흥놀이 마당은 지금 곳곳에 넘치는 우리의 위기의식까지 잠재워 줄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굿판이 벌어질 곳은 경북 안동시 임동면 고천1리 고래실 양지마을의 늙은 큰 기와집. 지난 92년 준공된 임하댐 수몰지역이다.
그동안 서너차례 수마에 할퀴어 기왓장이나 문짝은 다 뜯겨 나가고 지금은 을씨년스런 폐가로 숨을 쉬는 둥 마는 둥 그냥 남아 있다.
'창조' '공감' '나눔'이라는 주제의 마당을 설정해 놓기는 했으나 어디 굿판에서 설정이란 신명에 항상 따라가는 것일진데 관객이나 출연진의 호흡이 이날 밤을 사실 정하는 셈이다.
◈누구나 그냥 와서 한 판 질펀하게 놀다가면 그만이기도 할테지만 그래도 굿판인데 무꾸리질이라도 해보면 굿판에 참여하는 멋 또한 한층 더해질 일이다.
거기다 임하댐 바람소리라도 섞여 들을 수 있으면 분명 소음이라도 특별한 맛을 느낄수 있을테니까.
좋은 소리에만 길들여져 온 현대인들 중에 굿판의 소리가 시끄럽고 난장판같은 소음이라고 투덜대는 이들이 많은데 미래파 작곡가 루쏠로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소음의 세계를 정복해야 한다"고 갈파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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