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대선은 경북지역 의원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강요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은 지역 정치권이 갈라지고 갈등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지역 의원들은 이회창(李會昌)과 이수성(李壽成)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고 이 때 생긴 감정의 골은 결국 대선 이후 여당 행을 택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의 가장 큰 변화는 중진 정치인의 영향력 쇠퇴다. '이회창대통령후보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김윤환(구미을)전부총재는 이총재 체제가 구축된 이후 그와 결별하면서 구심력을 잃었다.
김전부총재는 정서를 같이하고 있는 민정계를 아우르면서 내년 총선이후 정치권 재편과정에서 보수세력을 묶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김전부총재를 능가하는 대표주자를 갖지 못한 지역 정치권은 16대 총선을 앞두고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권정달(안동을)·장영철(칠곡·군위)의원과 박세직(구미갑)의원이 각각 국민회의와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것은 이같은 지역 정치권 기류를 잘 대변하고 있다.
김전부총재 외에는 자민련 박태준(포항북)총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97년 7·24 재선거를 통해 지역 정치권에 입문한 박총재는 대선막판 'DJT 3각구도'를 구축하면서 정치재개에 성공했으나 이후 정치지도력 부재와 잦은 말 실수로 인해 지역 정치권에 뿌리를 내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당시절에 이어 야당정책위를 다시 맡은 이상득(포항남·울릉)의원은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던 지난 해 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S&P사의 방문을 받고 당론과는 달리 정부의 빅딜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 국익을 우선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15대국회 후반기에 대구·경북 몫으로 건교위와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은 김일윤(경주갑)·김찬우(청송·영덕)의원은 3선에 걸맞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헌기(영천)의원은 15대 초반에는 율사출신답게 당내 특위 등에서 적잖은 역할을 맡았지만 후반 들어서는 별다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초선의원 가운데는 권오을(안동갑)의원이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권의원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의 활동으로 경실련으로부터 '납세자의 친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진우(고령·영주)의원도 국회내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해양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뒤늦게 각광을 받았다. 또 15대 초반의 선거소송 후유증에서 벗어난 김광원(영양·봉화·울진)의원도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을 맡은 이후 남다른 친화력을 바탕으로 솜씨를 보이고 있다.
임인배(김천)의원은 원내부총무로서의 역할로 패기를 인정받고 있고 이상배(상주) 임진출(경주을)의원 등은 '이회창대통령후보 만들기'의 선봉대 역할에 충실했다.보선을 통해 재입성한 신영국(문경·예천)의원은 한나라당 정치특위 간사를 맡고 있고 김종학(경산·청도)의원은 국회내 섬유산업연구회를 통해 밀라노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입법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별무성과다.
박세직의원은 자민련이적 직후 2002년월드컵조직위원장을 맡아 외곽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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