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대구시립극단(감독 이영규)의 '우리 읍내'는 '시립극단'이라는 공신력을 살리지 못한 실망스런 무대였다.
'우리 읍내'(Our Town)는 지난해 12월 창단공연 '무지개'에 이은 두번째 작품. 손턴 와일더원작으로 한 마을 사람들의 가슴 뭉클한 삶의 체취를 느낄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1970년대 대구 인근 화원을 무대로 현대를 살아가는 대구 사람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흥행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작품성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 시립극단의 미덕이다. 창단공연도 그랬지만 이번 공연도 시립극단으로서의 진지한 자세만큼은 돋보였다.
원래 '우리 읍내'는 극이 끝나고도 맛깔스러움이 한참동안 남아 있는 연극이다. 마지막 장면에선 관객이 눈물까지 훔친다.
그러나 이번 시립극단의 공연은 연기자들의 감정없는 연기에, 지나치게 밋밋한 연출 등으로 인해 관객의 감동을 끝까지 차단시킨 점에서 실패작이었다는 평가이다.여기에는 몇몇 연기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연으로 발탁된 신인 배우의 연기가 기대에 못 미친 점이 크게 좌우했다. 손동작과 동선(動線)등 기본적인 훈련마저 미흡했다. 또 극을 이끌어가는 무대감독역할도 지나치게 도식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감칠맛 나는 대사와 에피소드도 드물어 '삶의 소중함'이란 극의 메시지보다 오히려 답답한 우리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왜곡되고 말았다.
대부분 연기가 마임으로 처리되다 뜬금없이 스프링클러가 등장해 비를 뿌리는 것도 '극장주의(비사실주의) 연극'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 이외 70년대 배경이면서 어깨에 매는 학생가방이 등장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도 실수가 눈에 띄었다.
특히 각계인사를 특별출연시키는등 갖가지 홍보효과에도 불구하고 매회 200~300명에 불과, 관객동원에 실패, 시립극단의 기획력에 의문점을 던져 주었다.
연극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평범한 상황이지만 데코레이션(장식) 하기에 따라 관객의 혼을 빼 놓을 수 있는 연극이 '우리 읍내'"라면서 "이번 공연에서는 전체적으로 템포가 느렸다"고 평했다.
그동안 대구 연극의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열악한 제작비 탓으로 돌려왔다. 그러나 8천500만원의 제작비를 들인 이번 '우리 읍내'공연을 통해 보면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대구 연극, 갈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 무대였으며 시립극단의 투철한 프로정신이 더욱 아쉬웠던 자리였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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