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부대신 장보는 지능형 냉장고

첨단 홈쇼핑망이 주부들의 걱정을 덜어준다.

냉장고에 내장된 마이크로센서가 남아있는 식료품 목록을 파악한 뒤 부족한 물품을 밤새 인터넷을 통해 가게에 주문해 놓는 것. 단골 고객의 구매 패턴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보관 중인 식료품 가게는 냉장고가 주문한 목록을 참조해 이튿날 필요한 찬거리를 아침 일찍 배달하는 것이다.

미국 프리지데어사는 지난달 지능형 냉장고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칩, 터치스크린, 바코드 스캐너에 통신장비까지 갖추고 있다. 냉장고를 이용해 식료품을 주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만일 우유가 필요하다면 냉장고 문에 부착된 바코드 스캐너에 우유통에 인쇄돼 있는 바코드를 갖다대기만 하면 된다. 입력된 정보는 물품구매 목록에 포함되고 식료품 가게와 연결된 통신망을 통해 이들 물품을 주문하는 것이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구매목록을 언제든지 바꿀 수도 있다. 복잡한 키보드 조작도 필요없고 냉장고에 부착된 모니터를 보고 원하는 상품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이 냉장고는 일반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과 연결할 수도 있다.

홈쇼핑 시장의 첨단 전쟁이 불붙고 있다. 특히 유통시장이 고도로 발달된 미국에서는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곧바로 가정집 식료품 선반에 올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온갖 첨단 기술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국내 피포드, 넷그로서, 스트림라인 등의 회사는 고객들로부터 온라인상에서 식료품을 주문받고 가정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식료품 제조회사나 유통회사는 단순히 주문받고 배달하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주문전 배달'. 식료품 저장고나 냉장고, 화장실 선반 등에 센서를 설치해 특정 물품이 바닥났을 경우 자동으로 주문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 문제들은 상당 부분 해결된 상태. 다만 고객들의 민감한 구매성향을 파악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선호하는 메이커, 가격대, 생활패턴 등에 따라 같은 품목이라도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

미국내 일부 유통회사들은 고객들의 구매성향을 파악한 뒤 이를 프로그램화한 '고객 내역서'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즐겨마시는 우유부터 세제, 면도기까지 포함된다. 고객이 필요로 할 시기를 프로그램을 통해 예상한 뒤 선호하는 품목을 미리 배달해 주는 것이다. 만일 수정이 필요하다면 회사는 가정으로 전자우편을 보내 신상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용량이나 품목을 바꿀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어려움이 없다고는 하지만 온라인 홈쇼핑이 자리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고객들이 이같은 서비스를 즐길지에 대한 의문인데다 고객의 세밀한 구매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현재로선 힘들기 때문. 그러나 초고속통신망의 급속한 확산에 힘입어 주부들이 장바구니로부터 벗어나는 시기는 점차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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