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이런 사람 돕습니다

"차라리 내 자식이었으면 마음이라도 덜 아플텐데…"입술이 돌아가고 이가 제대로 나지 않은 선천적 신체 결함을 갖고 있는 준성(10·가명)이를 볼 때마다 고모 김인숙(45·대구시 북구 복현2동)씨의 마음은 저며 온다.

준성이가 고모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것은 첫 돌을 갓 넘긴 지난 90년 3월. 아들 수술비 마련을 위해 한푼이라도 더 벌어 보겠다며 전라도 광주로 용접일을 떠난 아버지. 누구보다도 축하 받아야 할 백일날 준성은 전기감전으로 아버지를 떠나 보내야했다. 이후 근근이 생활을 유지해 오던 어머니마저 가출해 버려 졸지에 고아로 전락했다.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고 학습 능력도 떨어져 학교생활에 적응 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마음 아픕니다. 수술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워서 잘 되지 않습니다" 김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

건설현장에서 용접일을 하던 남편 김정수(49·가명)씨도 지난해 11월부터 실직상태라 준성이 치료는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사는 것이 더 큰일이 돼 버렸다. 여러번 중소기업체에 이력서를 넣어 보았지만 나이가 많아 번번이 거절당한 남편 김씨는 공공근로에 나가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준성이가 엄마, 아빠라고 부를때는 더욱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두칸 짜리 전세방에서 같이 생활하는 두 딸이 준성이 보고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것이 고맙다는 김씨 부부. 준성이의 치아 치료만이라도 해줘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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