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립극단 진로 점검 세미나

시립극단의 갈 길은 어디인가.지난해 11월 창단한 대구 시립극단의 위상과 진로를 점검해 보는 세미나가 1일 대구문예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창단 이후 처음 갖는 세미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극작가 이근삼(서강대 명예교수)씨는 '시민연극과 시립극단의 역할'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시민을 극장에 끌어들이지 못하면 시립극단은 실패한 극단"이라며 "시민의 욕구를 최대한 반영한 시민연극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씨는 시립극단의 방향성에 대해 시민연극을 1차적인 목표로 하되 가끔 질높은 고전이나 실험극도 공연할 수 있는 레퍼토리의 이중 구조 확보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씨는 대구시립극단을 포함, 우리나라 국.시립극단이 갖고 있는 10가지 공통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연이 재야극단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 △재야 연극인들과 유대가 없다 △작품선정이 즉흥적이다 △단장과 예술감독의 철학이 없다 △지역민들의 욕구에 무관심하다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훈련계획이 없다 △연극인구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이 없다 △각종 위원회를 활용하지 않는다 △관객 유치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매너리즘에 빠져 자기 계발을 않는다 등 10가지. 이씨는 "이 10가지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는 것이 대구 시립극단의 살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외 질의에 나선 김규원 경북대(사회학과) 교수는 "연극관객의 의식과 관심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장진호 대경대(연극영화과) 교수는 "시립극단 민영화에 대한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표원섭 가야대(연극영화과)교수는 "1, 2년 뒤 공연작품도 미리 선정할 수 있는 레퍼토리의 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제기했다. 이씨는 민영화의 경우 "연극의 타락을 부추길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관의 후원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는 시민과 학생등 200여명이 참가해 '극장 구조와 설비의 개선''관객의 적극적인 동원''기업체의 지원 방안''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관객 훈련'등 대구 시립극단의 운영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됐다.

그러나 '무지개'와 '우리 읍내'등 창단 이후 두번의 공연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대안 모색보다는 원론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 아쉬움을 주었다. 특히 연극인들의 참여가 적었고 심도 있는 토론도 이어지지 않았다.

〈金重基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