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대표적 신화집 '산해경(山海經)'에는 갖가지 괴물들이 등장하고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옛부터 이 책을 기서(奇書)라고 일컬어 왔다. 그 속에는 불로불사의 신선, 영생의 유토피아를 비롯해 인간의 자유와 환상 등 어찌보면 초특급 낭만들이 가득하고 즐비한 신비로움이 오늘의 사이버 공간을 능가할 정도다.
전한시대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도 이 책에 대해서 만큼은 『감히 말할 수 없다』고 했을 정도다. 상상력과 환상이 생활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 것은 현대인이나 고대인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기괴하고 터무니 없고 우스꽝스러운 일들을 꿈과 무의식에 잔뜩 넣어두는 것은 어쨌거나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기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신수(神獸)나 괴수(怪獸)의 모습도 상당부분 여기서 유래한 것이 많다고 하니 이 책으로 인한 영감이나 자극은 우리 문화에까지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 셈이다.
'산경(山經)'과 '해경(海經)'으로 나눠진 '산해경'에는 그로테스크한 괴물들이 때로는 충격적일 정도의 이미지로 실려 있다.
그중에는 염소에 관한 그림들도 상당수 있다. 생김새가 염소같은데 아홉개의 꼬리와 네개의 귀를 갖고 눈이 등에 붙은 박이는 이를 몸에 차면 두려움이 없어지고, 환은 입이 없지만 결코 죽일 수 없다고 적어 놓았다.
네개의 뿔이 있는 토루는 사람을 잡아 먹고, 말같은데 염소의 눈에 네 개의 뿔과 소 꼬리가 있는 유유가 나타나면 나라에 교활한 손님들이 많아진다고 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형질을 바꾼 토종 흑염소를 이용, 백혈병 치료물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한국과학원의 한 교수팀에 의해 열렸다. 새끼를 출산한 흑염소 '메디'의 젖에 백혈구증식인자(G-CSF)가 다량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백혈병을 앓는 이들에게는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인자는 g당 9억원이며 세계시장 규모도 연간 14억 달러라니 엄청나다. '산해경'의 염소들이 출현할 날도 멀지 않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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