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위해 애쓰는 교사 눈물 흘리는 현실 암담

힘들게 퇴근한 나의 눈에 돌아누운 아내의 어깨에서 심한 흐느낌이 들어왔다.서른을 갓 넘은 나이.세 살배기 아이의 엄마이며, 한 남자의 아내이며, 한 가정의 며느리이다.

43명 학생의 지식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이며, 43명의 인성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담임선생이며, 전교생에게 나누어질 학습 준비물의 수급을 관장하는 창고지기이며, 보이스카우트 대원을 이끌어야 하는 보이스카우트 대장이며, 학교 컴퓨터 전산을 책임져야 하는 전산담당이며, 전학년의 2부 특활을 담당하는 2부 특기수업 담당교사이다.

영어수업을 준비해야 하고, 수학 지도안을 짜야 하고, 국어교과도 준비해야 한다.인성교육 자료를 만들어야 하며, 열린 교육지도안을 만들어야 하고, 수행 평가 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대원들을 이끌고 야영을 해야 하며, 수십대의 컴퓨터를 관리해야 한다.이것을 위해 아내는 5년동안 그렇게 해 왔듯이 올 해 들어서도, 새벽 3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그렇지만, 단 한 번도 내게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그것을 위해 아내와 엄마와 며느리의 역할을 포기하면서까지 지키려하던 선생의 자리.

그런 아내가 울고 있다. 울음에 대한 이유는 묻지 않았다.조심스레 사직을 권했다.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가 울어야 하는 우리의 현실, 아이들을 짝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선생님들이 흐느껴야 하는 현실, 그 현실이 싫다.

내 봉급이면 이런 저런 걱정없이 편안히 살 수 있다며 사직할 것을 권하는 내게 아내는 그냥 한 번 씩~ 웃어 넘겼다.내 아내같은 선생이 교단을 떠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나는 나의 아내같은 선생님들을 사랑한다.

오용훈(매일신문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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