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인 임병호씨 시집 '저 숲의 나무들이…'

안동에서 활동중인 시인 임병호(52)씨가 시집 '저 숲의 나무들이 울고 있다'를 맥향출판에서 펴냈다.

90년 '사상공단-누가 에덴으로 가자 하는가' 이후 8년만에 묶어낸 두번째 시집. 그의 시에는 한(恨)처럼 깊어진 '슬픔'이 감지된다. 그 슬픔의 실체는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연민이자 '오욕'의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그 슬픔에 파묻히기보다 이겨내고 초연해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내 삶의 굽이마다 맺혀 있는/ 피멍 보이지 않을려고/ 시를 쓴다/ 부질 없다 부질없다/ 빈 들에 서서/ 이제는 알겠다/ 피도 살도 뼈까지도 하나인 것을"(시 '삶')

이번 시집에는 '명정' '소' '망년' '산정'과 같은 아름다운 시를 만날 수 있다. 시가 아름다운 것은 시인이 자기 자신에게 치열한 글쓰기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기에 적은 "삶은 빚이며 시를 쓴다는 것은 그 갚음"이라는 말은 시를 대하는 그의 태도가 어떤가를 보여준다.

시인은 오랜 공백으로 흩어져 버린 삶의 기억들과 스쳐 지나가버린 시간들을 '시'라는 울타리속으로 다시 불러내고자 안간힘을 쓴다.

잊혀진 고향과 자연, 상처입은 세월에 대해 시로 되갚기 위해서다. 88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한겨레 시읽기운동연합회 활동과 글밭동인, 참꽃문학회 등을 통해 향토 시문학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안동 민족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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