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국가의 운명이 석유의 안정적 공급여부에 달렸음을 절감했던 시절, 76년 고 박정희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에서 포항서 석유를 발견했다는 발표는 온나라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당시로선 산유국이 되면 가난도 벗어나고 선진국진입의 꿈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 자신도 캐낸 석유를 보고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청와대에서 측근 참모들과 함께 돌려가며 맛을 보기까지 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같은 국민의 염원이 그후 진행된 탐사결과 실패로 돌아간지 23년만에 울산 앞바다 대륙붕에서 경제성있는 천연가스가 생산된다는 정부발표는 그때의 흥분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생산가능한 가채매장량은 국내소비량의 4~5개월치에 불과한 소량이지만 이번 탐사의 성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우선 산유국이 됨으로써 원유시장에서의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순국산기술의 성공으로 인근 유망구조의 가스추가발견 가능성 등과 함께 석유자원 자립생산의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아직 개발경제성은 있으나 상업성은 떨어질 것이란 일부의 지적이 있다.
하지만 원유수입에 올해 국제수지 흑자목표와 거의 맞먹는 연간 약230억달러의 외화를 쓰는 우리로서는 지금도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IMF탈출이 초미의 과제로 남아있는 우리에겐 이번 가스전 성공이 분명 희망의 등불같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 석유가 났다는 기록은 우리나라의 옛기록보다 명조(明朝), 송조(宋朝)등 중국쪽 옛 문헌에 더 상세히 기술돼 있다.
그 기록중에는 석유로 국경지역의 적을 막았다고 한 것을 보면 생산량도 엄청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앞바다 가스전 개발성공이 고대의 산유국이었던 우리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주는 길조이길 바라는게 국민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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