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에 가려있던 불확실한 상황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메가와티 후보의 민주투쟁당이 일찌감치 앞서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했으며 평화롭게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언론들은 "민주투쟁당 지지율이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지만 과반수에 근접한 것만은 틀림없다. 예상대로 야당에 대한 지지는 절대적이다"고 보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총선 국제참관인들도 선거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다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유권자가 150만여명인 이곳 수라바야에서 투표가 끝난 7일 밤 10여명의 대학생이 완전한 자유선거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군인들과 충돌,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새로운 정권의 정통성이나 민주화 실현을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경제회복을 위한 정치적 쇼로 규정하는 소수그룹의 학생들이다. 이같은 행동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국민들은 들떠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야당 상승세가 속도를 더하자 끼리끼리 모여 큰 소리로 웃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시아 프라니라는 한 촌장(우리나라의 통장)은 "국민들은 이미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며 "야당도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압승이 예상되면서 공무원들의 움직임도 민첩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치컨설팅 크라스나 나야(51) 대표는 "공무원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큰 물결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가까운 곳에서 보았다. 직업 특성상 이들은 새로운 권력의 배에 올라타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는 디잘리(40)씨는 "경찰, 검찰 등 관계 인사들이 민주화에 기여했든 그렇지 않았든 뒤늦게나마 국민들이 가는 길에 동참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의 관료들조차 새 정권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고 한다. 개표에 종사하는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들의 얼굴에서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대세'를 읽을 수 있는 사례다.
대다수 국민들은 민주투쟁당 후보 메가와티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을 우선가치로 생각했고 개표 결과 이런 의지가 현실로 나타나자 모두 기뻐하고 있다. 국민들은 민주화 성공을 자축하고 여당을 지지했던 상당수 관계 공무원들도 야당 승리를 현실로 인정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곳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필자는 8일 오후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큰 일을 무사히 치른 뒤 이를 조상께 감사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하는 전통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의 풍습대로라면 이번 선거는 민주화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선물한 것이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