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전자공학과 동기생 3명이 모여 만든 팔성하이텍은 고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최근 대구로 돌아온 전형적인 귀향 벤처다. 동시에 지역 벤처 가운데 처음으로 '스타벤처'로 발돋움할 무서운 잠재력을 지닌 기업이기도 하다.
팔성하이텍은 볼트를 조일 때 쓰이는 스패너 하나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반 스패너는 볼트를 한바퀴 돌리고 나면 스패너를 뺀 뒤 다시 볼트에 맞춰 끼우는 불편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만든 일명 '이빨 스패너'는 볼트를 무는 홈 사이에 기어를 장착, 뺐다 끼우는 번거로움 없이 계속해 볼트를 조을 수 있다.
지난 3월 국내 특허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연간 우리나라의 수입 스패너 시장은 정식 통관절차를 거친 것만 2천500만~3천만달러 규모. 팔성하이텍은 국내 시장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 중국 시장은 이미 판로를 확보해 시장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팔성하이텍이 세계 무대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것은 일본 시장이다. 현재 샘플 제품이 GIS(일본공업규격) 심사를 받고 있다. 아이디어에 반한 일본 물류업체인 도모에사와는 대리점 계약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연간 30만세트 판매는 보장된 상태. 금액으로는 350만달러에 이른다. 아울러 일본 굴지의 대기업인 ㅁ사와 '이빨 스패너'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ㅁ사는 자체 생산하는 트럭과 농기구에 기본 사양으로 '이빨 스패너'를 탑재할 계획. 계약이 성사될 경우 연간 100만세트 판매는 무난하다.
스패너 몸체 제작과 도금 등을 맡는 기초제조공장은 중국 대련과 심양 두 곳에 두고 있지만 최종 조립과 포장은 올 하반기 문을 여는 대구 제3공단내 가공공장이 전담한다.
2001년 예상 매출액은 연간 1천만~1천500만달러. 현재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대기업 계열 상사와 대리점 이용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팔성하이텍 김광섭(37.사진) 사장은 벤처기업에 뛰어들기 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반도체 장비업계의 베테랑이다.
전자현미경, 전자저울 개발 사업에도 참여했었고 일본과 반도체회사를 합작 설립한 경험도 있다. 지난해 평소 뜻이 맞는 동기들과 벤처를 만들기로 결의했다.
나머지 2명의 창립멤버는 다른 기업체에 소속된 상태였기 때문에 김 사장이 대부분 실무를 담당했다. 한달 중 20일은 일본과 중국에 머문다. 하루 5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도 없다.
수년 뒤 팔성하이텍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되고 세계적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날을 꿈꾸며 묵묵히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스타벤처는 결코 먼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풍부한 두뇌인력을 갖춘 대구가 적절한 인프라와 만난다면 스타벤처의 산실이 될 수 있는 최적지로 부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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