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세가지를 꼽으라면 나는 골프와 커피, 그리고 일반 가정집의 대형 냉장고를 꼽겠다.
골프는 참으로 좋은 운동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약간의 기술만 익히면 즐길 수 있다. 운동을 하면서 건전한 대화도 나눌 수 있고 자연과의 교감도 느낄 수 있다. 양치기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양을 모는 막대기로 돌을 쳐서 정해 둔 구멍에 먼저 넣기 시합을 한 데서 비롯된 골프는 아무래도 넓은 땅과 푸른 초원이 있는 나라에 제격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 지대인 우리나라에서 골프장을 만들려면 나무를 베어 내고 산을 밀어 내야 한다. 비싼 잔디도 수입해야 하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독한 농약도 뿌려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그걸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극히 제한된 일부 특권층 사람들 뿐이다.
커피는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음료이다. 지방질이 많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한 뒤 커피를 마시면 개운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고 있다,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커피는 아무래도 채식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커피가 아주 훌륭한 우리 고유의 차를 제치고 차의 제왕 자리에 올라서도 좋을 마땅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냉장고는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가정의 필수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용적인 이유에서라기보다 일종의 과시욕으로 대형 냉장고를 선호한다. 그것까지는 나무랄 뜻이 없다. 문제는 비어 있는 공간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고 무엇으로든 채워 넣어야 직성이 풀린다는데 있다. 한국인 가정에 초대받은 적이 있는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반문한다.
'대문 밖에만 나서면 필요한 식품을 언제든지 마음대로 살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큰 냉장고가 필요한가' 그들의 나라에서는 시장을 보려면 보통의 경우 자동차로 두 시간 이상을 달려가야 한다. 그러니, 한꺼번에 많이 사서 보관할 필요성이 있다. 식품은 냉장고 속에서도 상한다. 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금방 산 신선한 식품을 먹이기를 꺼리는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볼 때, 주부의 가슴 높이보다 높은 냉장고는 지나치게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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