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옛 사람들은 모름지기 남자라면 다섯 수레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은 과연 어느 정도의 책을 읽어야 할까. 성년의 문턱이자 집을 떠날 수 있는 나이인 스무 살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은 어떤 것이고 어느 정도나 될까.
문인, 학자, 출판인 등 한국의 젊은 지성 117인이 권하는 '스무살이 되기전에 꼭 읽어야할 책'(하늘연못 펴냄)에서 그 정도를 가늠해보자. 물론 이 책은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대와 20대 젊은 세대가 독서력을 키우고 다양한 양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개된 책은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국내외 343인의 저작 442권. 우리사회의 30,40대 젊은 지성들이 자신의 독서체험과 인생담, 젊은 시절에 감명깊게 읽은 책들을 제시한다.
시인 안도현씨는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등을 손꼽았고 연세대 신형기교수는 김구선생의 '백범일지'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평론가 우찬제씨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을, 소설가 한강씨는 마르케스의 '예고된 죽음의 기록'을 권한다. 시인 송재학씨는 일연스님의 '삼국유사'를 꼽았고 마광수씨는 에리히 프롬의 '프로이트냐 마르크스냐'를 소개하고 있다.
반면 시인 함성호씨는 "어떤 책을 읽느냐 하는 것이 무에 그리 중요하겠느냐"며 책을 읽지 말자고 권한다. 그는 자신이 배운 모든 것들의 8할은 만화방에서였고, 1할은 여성지와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잡지였다고 고백한다. 시인 이문재씨는 섬에 단 한권의 책을 가지고 가라고 한다면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를 갖고 가겠다고 말한다. 최근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짧은 글모음집을 번역출간한 시인 강은교씨는 '소로우의 노래'를 꼽았고 대구의 소설가 박숙련씨는 카잔차키스의 '희랍인 조르바'를 읽으라고 말한다.
책 말미에는 권하는 책의 총목록과 번역자, 출판연도, 출판사 등 도서정보를 상세하게 담아 청소년 독자들이 한눈에 찾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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