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림로비'검찰수사-'실체없는 해프닝'될듯

옷로비 의혹 사건에 이어 터진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의 그림로비 의혹사건은 검찰이 22일 본격수사에 착수한 결과 '실체없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보강조사를 거쳐 빠르면 24일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수사로 드러난 내용을 정리해 본다.

▲구입 작품 및 보관 내역=검찰은 최회장과 부인 이형자(李馨子)씨, 운보(雲甫)김기창(金基昶) 화백의 아들 김 완(金 完)씨, 대한생명 총무부장 서모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대한생명이 203점의 운보 그림을 60억원에 구입했다는 일치된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203점중 142점(42억원)은 대한생명이 김씨로부터 직접 구입한 것이고 나머지 61점(18억원)은 김씨의 중개로 화랑이나 개인소장자로부터 구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감정가를 동원, 63빌딩 창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목록과 작품을 일일이 대조한 결과 진품인 운보화백 그림 203점 전량이 창고에 보관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김완씨의 진술 혼선=김씨는 당초 최 회장에게 판 운보 작품은 모두 230∼240점이고 이중 200여점은 자신이 갖고 있던 것을 직접 팔았으며 나머지는 다른 사람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중개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나중에 계약서를 확인해 보니 자신이 대한생명에 직접 판 142점을 포함 모두 203점을 팔거나 매매를 중개했다고 말을 번복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씨가 대한생명이 운보미술관을 건립해 주고 미술관장을 자신이 맡는 조건으로 대한생명에 기증한 어머니 우향(雨鄕) 박래현(朴崍賢)씨 그림 90점 가량을 자신이 직접 판 그림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가 기증한 우향의 그림이 63빌딩이 아닌 제3의 장소에 보관돼 있음을 확인한 검찰은 23일중 작품 수량 및 보관 상태를 조사하면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있다.

▲구입동기 및 자금출처=검찰은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던 최 회장이 지난해 11∼12월 김씨의 부탁을 받고 투자 목적으로 합법적인 방법으로 그림을 사들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그 근거로 운보그림이 투자 가치가 높다는 점과 함께 대한생명이 회계상'기타의 유형고정자산'으로 그림을 구입한 점을 들고 있다.

최 회장도 "대한생명 자금으로 합법적인 방법으로 그림을 사들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의혹을 명확히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대한생명으로부터 회계장부를 제출받아 자금출처를 정밀 조사중이다.

▲로비가능성=검찰은 최 회장이 로비목적으로 그림을 구입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은 상태다.

운보 그림이 외부 유출 흔적없이 전량 보관됐기 때문이다.

또 금감원이 지난 3월 최 회장이 작년 3~10월 정선(鄭敾)의 산수화와 김홍도(金弘道)의 풍속화 등 고서화 47점 구입명목으로 13억원을 지출했다며 횡령 여부를 가려달라고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과 관련, 문제의 산수화등도 63빌딩의 다른 장소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당시 최 회장이 대한생명 자금 12억7천만원으로 이들 그림을 구입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그림 소유주가 부인 이씨가 운영하는 갤러리로 돼 있어 횡령혐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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