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왜관 미군부대 이전 운동

경북 칠곡군 왜관의 미군부대 캠프 캐롤 이전 문제가 범군민 차원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칠곡군의회가 공론화한 미군부대 이전 문제는 지난 60년 부대 설립이래 처음있는 일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각종 선거때마다 간헐적으로 이 문제가 거론되기는 했지만 왜관에는 미군부대와 연관된 주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사실상 공론화 되지 않았다.

왜관에서의 캠프 캐롤은 포항에서 포철과도 맞먹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도시 자체가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부대를 상대로 한 각종 업소가 한때 1천여개소나 됐고, 부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최고 1천900여명에 이르렀다. 이들의 부양 가족까지 합치면 한때 읍 인구 80% 이상이 미군부대와 연관된 생활을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했던 미군부대는 90년대 들면서 지역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군과 한국인 근로자가 줄면서 부대와 연관된 생활자들도 자연적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율배반적인 면이 없진 않지만 미군부대의 이전을 거론해야만 하는 왜관의 사정은 너무도 딱하다. 중심지 100여만평을 미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으며, 불과 수십m 거리에는 낙동강이 배수진을 치고 있다. 게다가 개발 여지가 있는 경부고속도로 IC 주변은 거의 농업진흥지역으로 묶여 개발을 하고 싶어도 땅이 없는 실정이다.왜관 읍민들은 캠프캐롤이 아시아 최대 군수보급 기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당장 이전이 힘들다는 것도 이해 한다. 지역 발전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비대한 부대 땅을 조금만 내 놓아도 읍민들은 크게 만족할 것이다. 최근 부대측이 3천여평을 칠곡군 쓰레기 소각장 설치 부지로 제공키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아주 좋은 사례다. 군청 쪽과 아곡리 쪽의 부대 부지도 이처럼 활용이 가능할성 싶다. 부대 설립 40여년, 캠프 캐롤은 어쩌면 이같은 노력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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