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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민영미씨 기자회견-"사죄문은 북이 작성한 것"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 북한에 6일동안 억류됐던민영미(閔泳美·35·여)씨는 29일 "북한 순찰원에게 귀순을 종용했다는 북한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자신이 읽은 사죄문은 "북한이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씨는 또 "북한이 억류 과정에서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고 다그쳤으며 너무 겁이나 5차례 졸도와 팔다리 마비 증세를 반복했다"고 밝혔다.

민씨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2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하고 조사과정에서 북측이 가혹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20일 오후 2시 30분께 구룡폭포 앞에서 북측 환경순찰원에게 미륵불의 미(彌)자를 묻는 과정에서 '통일이 빨리돼 서로 왕래하면 좋겠다''귀순자인 전철우, 김용씨는 코미디 프로에도 나오고 재미있게 산다'고 말했지만 귀순을 종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민씨는 또 "감금 첫날인 20일밤부터 21일 새벽사이 장전항 옆 컨테이너 부스에서 밤새 3차례에 걸쳐 6장의 사죄문 형식의 글을 썼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이 아니었다"며 "북한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3년이고 10년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누구 지시에 따라 세뇌교육을 받았는지 얘기하라고 다그쳤다"고 말했다.

민씨는 이어 "금강산 여관으로 옮겨진 뒤 '법관'이라는 사람 2명으로 부터 조사를 받았고 이들이 작성한 '법을 어겨 죄송하고 은혜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받아 읽은 뒤 지장을 찍고 사인했다"며 "북한이 이를 비디오로 녹화했다"고 밝혔다.

민씨는 북한측이 조사과정에서 하루 한차례씩 가방과 몸수색을 했다면서 "(나는) 끼니 때마다 밥을 물에 말아 한 모금씩 마셨고 음료수를 조금 마셨을 뿐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씨는 "북측이 작성한 사죄문을 인정하고 나니까 북한사람들의 태도가 부드러워졌고 25일 오후 5시께 '급히 서두를 데가 있다'며 '짐을 챙기라'고 했다"고 귀환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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