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제일여자정보고 1학년생들은 미술시간이 더없이 즐겁다. 예전에는 정물이나 석고, 풍경 등을 쳐다보며 그리는 수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전수경(34·여)선생님을 만나고 나서는 만들기를 위주로 한 수업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리기 역시 만들기와 함께 진행된다.
연예인 사진을 반쪽 붙인 다음 나머지 반쪽을 그리거나 지나간 달력으로 풍경화 만들기, 종이로 과일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기존의 고정적인 재료와 기법에서 벗어나 학생들로서는 신선한 조형체험을 하는 셈.
환경의 달인 지난 6월에는 우유팩으로 수납함이나 장식품을 만들었다. 우유팩은 자원재활용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면서 재질이 비교적 고급스럽고 변형 가능성이 많아 만들기 수업재료로는 그만이었다. 학생들 모두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었고 선생님도 함께 만들었다. 전교사가 서로 다른 크기의 우유팩 112개로 만든 '꽃무늬 장식 수납함'은 대구여성회에서 개최한 자원재활용 작품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제일여자정보고의 독특한 미술수업은 교단에 선 뒤 9년여동안 미술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려는 전교사의 꼼꼼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지난해 7개 반을 담당하면서 학생들이 어떤 영역을 가장 흥미있어 하는지, 어떤 재료로 어떤 주제를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등 다양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를 올해 들어 수업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원재활용 수업도 경험은 거의 없으나 재미있겠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하게 된 것.
"미술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그려라 하고 쳐다보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되지만 시간·공간적으로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선 학생들이 미술을 좋아하고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 열리는 학교 종합전시회에는 전교사가 담당하는 모든 학생들이 작품을 출품할 예정. 전시회를 위해 작품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도록 하는게 진정한 학교 종합전이라는게 전교사의 생각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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