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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바이올린 소품CD 'Souvenirs'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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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옆에서'라고 하면 어땠을까? EMI가 최근 발매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소품집에 붙은 'Souvenirs(기념품)'란 타이틀에 왠지 미련이 간다. 'Souvenirs'는 아무래도 정경화가 지난 87년 내놓은 첫번째 소품집 '콘 아모레'와 대비되는 음반이기 때문이다.

12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정경화는 예전의 연주에서 보여줬던 '이글거리는 용광로를 연상케 하는' 정열을 한 번 거르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국화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어느새 50을 훌쩍 넘긴 그녀는 앙징맞은 유모레스크(드보르작 곡)를 시작으로, 상냥한 '아름다운 로즈마린'(크라이슬러 곡)을 연주하면서 또 애잔한 로망스(라흐마니노프 곡)에 이르러서도 단정하고 은은한 향기를 잃지 않는다. 급기야 마지막 트랙인 지고이네르바이젠(사라사테 곡)의 현란한 왼손 피치카토와 미친듯한 열정의 집시 이미지마저 따스하고 넉넉하다.

연간 120여회에 이르던 연주회를 90년대 들어 자녀들을 위해 절반으로 줄였던 그녀의 선택이 분명 음악의 전환점을 가져왔을 것이다. 어머니로서 누리는 사랑과 행복, 연륜에서 우러나는 관조와 여유가 이번 음반에 더해졌다. 어찌보면 다소 가벼운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19곡의 낭만주의 소품을 담은 이 음반에서 오히려 정경화의 대가다운 풍모를 느낄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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