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이번주 후반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의 사법처리를 끝으로 매듭될 전망이다.
검찰은 6~7일 당초 금융감독원에 의해 고발된 김형벽(金炯璧) 현대중공업 회장과 박세용(朴世勇) 현대상선 회장을 잇따라 소환하지만 이들이 사법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수사팀은 지금까지 조사결과 이번 사건이 이회장의 단독 범행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고 김.박 회장은 '조연 역할'조차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달말부터 "김.박 회장 쪽은 영양가가 없는 것 같다. 금감원은 피고발인을 특정하는 차원에서 두 계열사의 최고 책임자를 고발했을 뿐"이라고 말해왔다.
이회장이 그룹 경영전략팀 간부들로부터 작전 요청을 거절당하자 개인 인맥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회장급 간의 사전 교감은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사팀은 '예단을 갖지 말라'며 두 회장도 강도높게 조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특히 박회장은 그룹의 구조조정본부장을 겸임했기 때문에 구조조정위원이던 이계안(李啓安) 당시 경영전략팀장으로부터 이회장의 '부당한 요청'을 전해 듣고 사전인지했을 개연성이 적지않아 보인다.
또 그룹내 실세인 박회장이 자체 정보망을 가동, 계열사간 자금이동 사실을 파악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회장의 경우 현대전자 외에 강원은행 등 다른 계열사에 현대중공업 자금을 지원, 작전을 펼친 배경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두 회장을 조사한뒤 곧바로 이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사팀은 이회장의 범행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증거와 진술이 상당수 확보돼있어 사법처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회장이 자신의 범행동기를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이번 수사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이나 이미 이회장의 단독소행으로 잠정적인 결론이 내려진 상태여서 수사의 불똥이 정씨일가 쪽으로 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검찰의 남은 고민은 이회장을 구속할지 여부와 정몽헌(鄭夢憲) 현대회장을 어떤 형식으로 조사할지에 달려있다.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회장의 구속이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으나 그가 IMF이후 경기 부양에 공을 세운 점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여권 일각의 견해가 맞서고 있어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낼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측은 정회장이 당초 6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반도체 사업 등 추가 일정 때문에 미국을 거쳐 이번 주말쯤 귀국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검찰은 정회장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부르겠다"는 원칙만 확인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소환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검찰로서는 현대그룹 오너회장을 사법처리 가능성도 없이 소환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고 어차피 요식 행위로 소환을 할 경우 따가운 여론에 부딪칠 것이 뻔해 막판 까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검찰 주변에서는 이회장을 구속함으로써 정회장의 소환을 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말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나 이번 사건이 이회장 1인극으로 결론이 날 경우 정씨 일가에 대한 수사를 줄기차게 촉구해온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 등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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