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의베푼 담배 외상값 멀쩡한 젊은이 떼먹어

며칠전 어떤 건장한 청년이 가게에 와 외제 담배 열갑을 외상으로 달라고 했다.

외상은 안된다고 했더니 남의 집에 선물을 할 것이니까, 나중에 꼭 갚겠다고 하면서 계속 버티고 서서, 그러면 두 갑만 외상으로 달라고 했다. 젊은 사람이 오죽하면 이럴까싶은 마음에 전화 번호와 이름을 적고 외상으로 주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그가 적어 준 전화번호로 확인하니 그런 사람 없다고 했다.

돈 2천700원이라면 담배를 거의 30갑이나 팔아야 한다. 나의 어리석음이 그 젊은이에게는 순간적으로 얼마만한 만족감을 안겨 주었는지는 잘 모른다. 얼마전 담배 한 갑 잘못 팔았다가 청소년 보호법에 저촉되어 경찰서까지 가서 진술서를 작성한 적도 있다. 벌금이 몇 백만원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해 구멍가게에서 어떻게 하나 하는 근심 걱정의 나날을 초조하게 보내고 있는데 이런 사기까지 당하다니 정말 답답하다.

김종무(대구시 수성구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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