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숙(裵貞淑)씨측이 사직동팀 보고서로 의심되는 문건을 22일 공개함에 따라 옷 로비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공개된 문건과 '유사' 내지는 '동일'한 내용의 문건을 열흘전쯤 확보, 지난 17일 그 존재를 밝히고 수사자료로 활용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배씨측의 문건 내용공개가 갖는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우선 특검팀 입장에서 보면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할 부분이 그만큼 늘어난 만큼 수사에 있어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문건의 출처와 전달 경로를 추적하다 보면 결국 옷 로비 의혹사건의 실체와 맞닿을 것인 만큼 자연스럽게 수사 방향의 가닥을 잡아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이에따라 향후 수사는 문건의 출처및 유출, 전달 경위에 집중될 전망이다.
자칫 또 하나의 '문건' 정국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문건이 어떻게 연정희(延貞姬)씨측에 흘러들어가 다시 배씨측에 건네졌는지를 되집어가다 보면 옷로비 의혹의 본질과 왜곡과정이 낱낱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말맞추기 과정에 '제3의 증언 조율자'가 개입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특검팀이 집중적으로 파헤쳐야 할 부분이다.
배씨측 문건 내용대로라면 연씨가 문제의 호피무늬 반코트를 외상 구입했고 1월8일 반환했다는 사실관계로 요약되는 만큼 그간의 특검수사와 비슷하다.
반면 검찰과 청문회에서의 관련자 진술은 본질을 왜곡한 셈이 된다.
최병모(崔炳模) 특검도 "위증 혐의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면 수사할게 없다"면서"위증은 곧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인 만큼 위증 경위 규명은 진실에 접근하는 길"이라고 밝혀 '왜곡과정'에 수사의 초점을 두고 있다.
특검팀은 이 경우 옷 사건의 본질이 '추가 사법처리 불가'로 결론나더라도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혐의 적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함께 수사팀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배씨측의 문건 공개 이후 배씨와 정일순씨 외에도 앙드레 김, 배씨의 딸 등 참고인 4, 5명을 줄줄이 소환, 외견상 수사개시 이후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검팀은 정씨에 대해서도 "영장 초안을 이미 작성했지만 이번에는 긴급체포 절차를 밟지 않고 사전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영장 재청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특검팀이 이처럼 정씨의 구속을 서두르는 것은 정씨가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서있다고 보이는데도 자꾸 진술이 오락가락해 일단 격리하는 게 수사에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건 공개와 함께 시작된 이번 주는 특검팀의 숨가쁜 움직임 못지않게 핵심 관련자들도 "특검앞에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나서고 있어 이래저래 금주가 이번 수사의 클라이막스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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