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점가·PC통신망 가상전쟁 소설 대인기

최근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작가들이 쓴 가상전쟁 소설물이 서점가나 PC통신 등을 통해 사이버 세대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특히 가상전쟁 소설은 한국이 새천년 벽두부터 북한을 비롯, 미국·일본·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과 무력충돌을 벌여 한국이 모두 승리하는 식으로 결말을 짓고 있어 일부에서는 국수주의적 성향에 대한 젊은 층의 잘못된 인식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 중구 봉산동 ㅎ서점에 따르면 그동안 간간이 출판되던 가상 전쟁소설은 올 하반기 들어 7, 8종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젊은층들이 주로 찾고 있는데 이중 일부는 월 50부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전쟁 소설 '북진'은 2000년대 초 중동전의 재발로 한·미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한국정부가 '북침'을 요구하는 북한 내 비밀결사의 요구에 따라 대북 무력공격을 감행한다는 내용으로 PC통신 하이텔에 연재되면서 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올렸다.

'아마추어 군사전문가' 김모씨 등이 공동 저술한 '데프콘' 시리즈는 통일 한국이 동아시아(세계) 제패를 노리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초강대국들과 잇따라 전쟁을 벌여 승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데프콘' 시리즈의 전편격인 '남북'에서는 미국의 돌발적인 영변 핵시설 폭격으로 남북한 간 전쟁이 일어나면서 한국이 승리, 한반도가 통일된다. 이와 함께 일본의 독도 무력강점을 가정, 한국측이 일본을 핵무기로 위협해 항복받는다는 내용의 '독도전쟁',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서거하지 않고 살아남아 일본을 정벌한다는 가상역사소설까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대 김영범(사회학과) 교수는 "사이버 환경 속에서 성장한 신세대들이 가상현실 속에서 국가간 역학관계를 역전시킴으로써 민족적 자존심을 충족시키려는 성향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이는 자칫 왜곡된 민족주의 의식으로 자리잡아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멸이나 전체주의에 대한 숭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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