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배제로 촉발된 공동여당의 갈등은 결별로 이어질 것인가.
자민련의 반발을 총선용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자민련의 실질적 리더인 김종필 명예총재가 김대중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는가 하면 청와대도 자민련과의 주례회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단순갈등 차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 명예총재의 21일 태도를 보면 뭔가 작심한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보기드문 강한 어조로 김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비운동권 출신 학생회장 모임인 '파워비전 21'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민주당이 정강정책에서 내각제를 삭제하고 말로써 승계한다고 하는데 국민 앞에 서명을 했어도 지키지 않는데 말로 하면 누가 믿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집권 3, 4년째가 되면 터무니 없는 과욕을 부려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을 자초했다"며 김 대통령에게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김 명예총재의 강경발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김 대통령이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을 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고 했다"는 보고를 받고 "잘 해보라 그래" 라면서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했다. 자민련은 당내 율사들의 검토를 거친후 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조만간 강경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자민련의 이같은 반발에도 청와대는 종전과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다. 자민련 총재가 이한동 의원으로 바뀐 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주례회동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다가 자민련의 반발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관례대로 주례회동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속내는 다르다는 것이 자민련의 생각이다.
당초 내각제 반발이 있었을 당시 자민련 측은 김 대통령이 민주당 창당 대회 직전 이 문제를 명확하게 정리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고 단지 "내각제 약속은 유효하다"는 구두선에 그쳤다.
이 때문에 자민련 내에서는 "김 대통령에게 이제 자민련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이 돌았다. 여하튼 공동여당 내부 관계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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