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캠프 캐롤의 지역 밀착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캐롤(미군부대)이 부지 3천여평을 칠곡군의 쓰레기 소각로 부지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염 시설물을 기피하는 님비현상에 비춰볼 때 신선한 충격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쓰레기 소각장은 물론 소규모 매립장도 주민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기 일쑤다. 다이옥신 배출 등에 따른 환경 오염, 경관 파괴, 주변 땅값 하락 초래 등이 반대 주민들의 주된 주장이다.

그러나 캠프캐롤측은 시설만 완벽하면 소각로, 쓰레기 매립장 등 각종 오염 시설물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혀 사고방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부대 부지를 제공하게 된 데는 미군기지 되찾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캠프캐롤의 이전도 군의회를 중심으로 공론화되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았던 점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캠프캐롤 부대를 지역발전 쪽으로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칠곡군의 대응 자세 전환도 큰 작용을 했다.

군은 최근 아시아 최대 군수기지창인 캠프캐롤의 단기간내 이전이 힘든다고 판단, 무리한 이전운동 보다는 더 이상의 확장을 막고 부대의 각종 시설을 지역 발전에 최대한 활용하자는 쪽으로 선회했다.

실제로 군은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둔 칠곡군 종합복지회관의 오폐수를 미군부대내 오폐수 처리장에 부대측 비용으로 연계 처리토록 협의해 이미 관로매설 공사를 마친 상태다.

왜관읍 삼청리 일대에 신축 중인 종합복지회관, 종합운동장 부지 등 16만평도 국방부 소유로 한 때 대구의 A3 비행장 이전 부지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군이 서둘러 부지를 군비로 매입해 미군부대의 확장을 막기도 했다.

한편 왜관읍 중심부에 미군부대가 있어 반미감정 증폭의 원인이 되는 만큼 삼청리 일대 농업진흥지역 45만평을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줄 것 등을 건교부에 강력 요청해둔 상태다.

아무튼 소각로 설치 부지 제공을 계기로 왜관읍 노른자위 땅 100만평을 차지한 캠프캐롤측이 앞으로 부대 부지를 더 제공하는 등 지역 발전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사회2부·李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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