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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분좋은 일이다. 특히 주부들은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성탄절, 밸런타인데이 등에 남편으로부터 선물 받기를 원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전쟁 직후, 군인인 남편은 전방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아내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시골에서 농사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 당시 남편은 월급을 받는 대신 가끔 보리나 부식을 집에 갖다주곤 했다. 그날도 남편은 몇 달만에 약간의 먹을 것을 가지고 집에 왔다. 와서 보니 아내는 딸아이를 해산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상태였다. 얼굴엔 기미가 잔뜩 끼여있었고,아직 부기가 내리지 않은 얼굴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수고했구먼"이란 한마디를 던지고는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한참만에 미역국 한 그릇을 떠주고는 다시 부대로 돌아갔다. 얼마후 국그릇을 치우기 위해 부엌에 들어간 아내는 빈 사이다병에 망초꽃이 한아름 꽂혀있는 광경을 보게됐다.

들녘에 수없이 피어있는 망초꽃이지만 그 시절 가난한 남편이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이제 할머니가 된 그녀는 들에 피어있는 망초꽃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남편이 그리워 눈물을 글썽이게 된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요즈음 젊은 부부들 중엔 서로에게 선물을 강요하거나 의무처럼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은 선물은 반드시 물질적인 것이어야 하며 그것도 유명브랜드의 값비싼 것일수록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선물은 주는 사람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으로, 자기의 마음을 표시(그것 역시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만) 하는 것이다.

20년 넘게 함께한 아내에게 결혼기념일에 어떤 물질로도 자기의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자 궁리끝에 고마운 마음을 글에 담아 커다란 상장을 만들어 아내에게 선물한, 재치있는 어느 남편의 이야기가 문득 생각난다.

박인숙 국제모유수유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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