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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현대판 지킬박사와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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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출간된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인간 심리에 깔려있는 선과 악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것으로 유명하다. 한 몽뚱이에 학식이 높고 자선심이 강한 '지킬'과 악의 화신인 '하이드'가 뒤섞여 있는 지킬박사의 이중인격적 모습이야말로 현대인의 성격분열을 암시하고 있다 할것이다. 8개월동안 2명을 성폭행하고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어느 젊은이의 두 가지 겉다르고 속다른 얼굴을 보면서 우리는 새삼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연상케 된다. 그 청년은 직장에서는 착하고 일을 기막히게 잘했으며 잘 생긴 얼굴 덕분에 여자 손님들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자주 받았던 '남 부럽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밤이면 동생을 옆에 두고 언니를 성폭행한 후 살해까지 하는 등 악의 얼굴로 변신, 8개월동안 성폭행과 살인을 밥 먹듯 저질렀다니…. 세상이 어찌되려고 이러는지 정나미 떨어진다. 이 청년이 물론 이렇게 비뚤어 진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는 잘못된 세태(世態) 탓도 클것만 같다. 지난 30여년의 경제 성장기동안 '우리는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다면 그만'이라는 의식이 팽배, "어떻게든 벌고 보자", "살아 남고 보자" 식의 한탕주의와 물신주의(物神主義)에 매달려 살아왔다. 그 결과 우리는 이청년 같은 인간성이 마비된채 찰나적 쾌락과 돈만 아는 '괴물'들을 길러낸 것만 같아 우울하다. 이런 와중에 우리에게 지금 불어닥치고 있는 인터넷 바람이 자칫 인간 소외를 더욱 가중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사람끼리의 접촉을 외면하고 왼종일 사이버 공간만 바라보는 외 고집에 물신주의, 쾌락주의적 의식이 맞물릴 때 우리는 더욱 이기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슬그머니 든다. 한 젊은이의 인면수심의 범행을 바라보면서 아무리 세상이 복잡다단해지더라도 우리 사회가 인간성만은 잃지 않아야 될것 같아 해보는 소리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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