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대선 '슈퍼 화요일' 관전 포인트

앞으로 7일! 양당 후보가 사실상 결정되는 '슈퍼 화요일'이 오는 7일로 닥치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클라이막스를 향한 긴장도가 높아가고 있다. 이 분기점이 지나면 이제 정당 끼리의 정면 대결로 양상이 본격화되고, 11월의 본선까지 대 퍼레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때문에, 접전 중인 공화당의 부시· 매케인은 슈퍼 화요일을 계기로 완전히 대세를 장악하겠다며 벼르고 있고, 민주당 고어는 전국적 지명도를 높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에서 고어에게 연패의 쓴 잔을 마신 브래들리는 '배수진'을 쳤다. 미 대선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 보자.

▨미국 대선 절차=△각 당별 대의원 선출 △민주· 공화 각 당의 후보 선출 △유권자의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본선거)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출 과정으로 나뉘어진다. 각 당은 주로 화요일에 지역별 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통해 대의원을 많이 확보한 후보를 각 정당의 대선후보로 뽑게 되는데, 여러지역의 예비선거와 코커스가 집중된 날을 '슈퍼 화요일'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슈퍼 화요일의 선거결과는 각 당의 대선후보 확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날엔 민주당 2천여명, 공화당 3천여명인 전체 대의원 중 절반 이상이 결정되기 때문.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는 11월 7일 실시되는 선거인단 선거로 판가름 나게 되며, 새 대통령은 2001년 1월 취임한다.

▲부시=예상밖의 고전을 겪고 있는 부시진영은 '슈퍼 화요일'을 전기로 매케인의 도전 의욕을 완전히 좌절시키겠다는 기본전략을 세웠다. 지난 29일 열린 노스 다코다 코커스(대의원 19명)와 버지니아(56명) 워싱턴(37명) 예비선거에 전력을 기울인 것도 미시간과 애리조나의 패배를 설욕한 뒤 '슈퍼 화요일'을 맞기 위해서였다.

부시진영은 대선후보 중 가장 많은 7천만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 전국 34개 사무실과 174명의 참모를 두고 하루 평균 40만달러를 썼지만 10개 사무실에 80명의 참모를 둔 매케인과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부시는 보수 기독교계에 의존하던 기존 전략을 대폭 수정, 가톨릭계 등 온건 보수주의자를 포섭하고, 매케인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또 세 과시용 집회 보다는 시민들과 자선· 종교단체들을 직접 방문, 공약을 설명하고 질의응답하는 '타운 홀' 미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동안 공화당 내부에서는 선거자금 과다 사용, 지나친 보수주의, 기독교 세력 의존 등 부시의 선거전략에 대한 비판이 고조돼 왔었다.

▲매케인= 요즘 인기가 오르면서 하루 27만4천달러 성금이 접수되는 등 놀라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언론은 3· 4월 모금행사를 끝내면 1천만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케인의 전략은 '대어(大魚) 낚기'로 요약할 수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작은 전투에서 이길 필요는 없다'는 것. 슈퍼 화요일에는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뉴욕· 캘리포니아 등 주로 대의원 숫자가 많은 곳을 공략할 방침이다.

민주· 공화 양당이 같은 날 대부분 같은 지역에서 예선을 치르기 때문에, 미시간 등에서 처럼 무소속과 보수적 민주 당원의 후원을 얻기 힘든 점을 감안, 공화당원의 표심을 자기 쪽으로 돌려놓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고어=슈퍼 화요일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교두보 확보 차원이 아니라 본선 선거운동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어는 부시와 매케인이 공화당의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혈전을 치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유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히려 고어의 걱정은 부시에게 5%포인트 이상, 매케인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처져 있는 전국 지지도를 끌어 올리는 일. 여성의 낙태권리를 박탈하고 공립학교 재원을 고갈시킨다며 부시와 매케인을 싸잡아 비난하고,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텍사스주의 공해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어는, 향후 10년간 노인 의료비 350억 달러 추가 지원,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등을 본선용 공약 중 하나씩 내놓고 있다.

▲브래들리=고어에게 연패를 거듭해, 슈퍼 화요일에 승리하지 못하면 바로 대권 경쟁에서 퇴출될 위기를 맞는다. 대학생 등 진보적 젊은층을 대상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계획. 상하원 의원 시절 총기 규제와 낙태, 의료보험 법안에 투표한 것을 들어 고어를 보수주의자로 몰아세우는 것도 이 전략에 따른 것이다.

石 珉· 曺斗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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