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미래지향 '개구리 도약'

우리나라 토종 개구리는 흔히 인간들의 보신용으로 쓰인다. 그래서 포획의 대상이 된다. 봄 오면 시냇가의 올챙이 알을 쓸어가고 성장하면 튀김용으로 잡힌다. 인간들의 공격도 못견딜 일이지만 외래 대형 개구리의 등쌀에 생존터전은 좁아져 간다. 황소 개구리, 토종개구리를 잡아먹고 밀어내는 애물단지로 등장한지 오래다.

호주의 사정은 우리네와는 영딴판이다. '그린앤드 골든 벨 개구리'(The Green and Golden Bell Frog). 호주 남동부 해안지방에 사는 개구리다. 서식환경이 나빠져 지난 20년간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형편이었다. 지난 92년 호주박물관 연구팀이 올림픽 경기장 건설예정지인 '홈부시베이'에서 이 개구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바로 이곳이 테니스 경기장을 지을곳이어서 시드니 주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주정부는 최근 보금자리 보존차원에서 테니스장 터를 1㎞쯤 옮기는 조치를 했다. 시드니 사람들도 스스로 보호대책을 강구하는 등 서식환경이 좋도록 만들었다. '불의의 교통사고'를 막기위해 웅덩이 주위에 울타리를 쳤다. 16㏊의 거대한 웅덩이 도로면을 막아 마음놓고 뛰어다니도록 한것. 개구리의 자세는 두갈래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예정된 도약'과 '예측 못하는 행위'. 일보후퇴해서 두보 전진하는 준비된 자세를 '도약'으로 보면 어디로 뛸지 모르는 천방지축의 의미도 있다. 정치판이 '천방지축'을 닮아간다. 이도저도 아닌것 같은 정치인들이 제멋대로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 인간들은 개구리의 행동을 울퉁불퉁.부정기 등으로 표현하지만 개구리들 쪽에서 보면 의지의 행동인 것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위기탈출이고 미래지향이다. 새삼 개구리 도약의 의미가 떠오르는 요즘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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