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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미니중 복싱부 '작은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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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 훈련장비마저 갖추지 못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챔프의 꿈을 키우는 산골 중학교 복싱부.

봉화읍에서 80리나 떨어진 재산중학교(교장 이재완)는 전교생이 67명에 불과한 미니 중학교로 복싱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부터. 중·고등학교 재학시 복싱선수로 활약한 이철문(45) 체육교사가 이 학교에 부임하면서 방과후 특기교육의 일환으로 복싱부를 조직했다.

시골학생들에게 자신감과 꿈을 키워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복싱부가 지난해부터 각종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우수한 성적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같은 성적을 올리기 까지는 남모르는 눈물겨운 사연이 많다. 아마추어 복싱 국제심판인 이 교사가 각종 복싱대회 심판으로 다녀 올 때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던 글러브, 미트기어, 샌드백 등을 얻어와 연습을 했다.

또한 링이 없어 빈 교실에 줄넘기 줄을 연결해 링을 만들어 놓고 실전 연습을 하기도 했다. 대회 참가땐 규정에 맞는 유니폼이 한 벌 밖에 없어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입었다.

복싱부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 한켠에 닭과 칠면조를 사육, 체력 보강식으로 먹고 훈련에 참가하는 등 구슬땀을 흘리며 '챔프의 꿈을 키웠다.

이같은 노력으로 복싱부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제36회 경북 학도종합체육대회에서 신동화(당시 15,2년)군이 금메달을 따는 등 출전선수 6명중 5명이 3위 안에 입상하는 개가를 올렸다.

올들어서도 지난 달 24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2회 전국 중·고등학생 신인선수권 대회에서 3명이 출전, 손민영(16·3년)·김종현(〃)군이 각각 밴텀급 우승과 라이트플라이급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교사는 훈련 도중 갈비뼈 2대가 금이 가는 고통속에서도 학생들을 지도했으며, 학부모들이 학교까지 찾아와 얻어맞는 운동을 시키지 않겠다며 학생들을 데리고 갈 때에도 이들을 설득해 운동을 계속시키는 등 온갖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이재완 교장은 "복싱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대견스럽다"며 훌륭한 복싱선수가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했다. 0573)672-8064.

봉화·金振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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