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티오피아 3년 가뭄 400명 첫 희생

1984년 대기근으로 100만명이 죽었던 에티오피아가 다시 가뭄으로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남동부 고데 지역에서 대부분 어린이들인 주민 400여명이 굶어 죽었다는 보고가 6일 처음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 나라는 현재 심각한 상황이며, 특히 어린이 피해가 커 하루에도 수십명씩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 구호단체들은 이 나라 전역에서 800만명이 위기에 처했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 도움을 요청했다.

첫 대규모 희생자가 보고된 이곳으로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지난 몇달 동안 식량과 물을 찾아 모여들었으며, 여기엔 인도양으로 빠지는 강이 있다.

주민 130만명의 남동부 오가덴 지역도 피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3년째 비가 오지 않아 1984년 대기근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이미 가축의 95% 이상이 죽었고, 올해는 뿌린 씨앗의 10%정도 밖에 수확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번 대기근은 가뭄에서 빚어졌으며, 대서양.태평양 수온 저하로 에티오피아 외에 소말리아.케냐 등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지역에 심각한 강우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티오피아가 인접국과 벌이고 있는 2년에 걸친 국경분쟁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에티오피아로 물량을 지원하려면 인접국의 항구를 통해야 하나, 분쟁 때문에 그게 쉽잖은 것. 게다가 도로 사정이 너무 나빠 식량 트럭이 200km를 달리는데 닷새 이상이 걸려야 하는 실정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앞으로 4개월간 30만t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정부의 식량보유량은 5만t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국제사회 도움에 적극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겨울 혹한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었던 몽고가 봄이 다가오면서 더 큰 걱정에 휩싸였다. 굶어죽은 수많은 가축들의 사체가 썩기 시작, 물.토양을 오염시켜 각종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 또 유일한 생계수단인 가축을 잃은 유목민들의 식량난 역시 4~5월에 심각해질 전망이다.

몽고 유목민이 많이 모여사는 고비사막 인근의 기후조건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그 중에서도 지난 겨울은 유독 가혹했다. 작년 여름 가뭄으로 목초가 말라버려 월동준비를 못한 상태에서 겨울 추위가 9월부터 앞당겨 기습,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 영하 45℃의 강추위와 폭설로 야크.양.소.말.낙타들이 죽어갔고, 추위를 이긴 것들도 먹이가 없어 쓰러져 갔다.

지금까지 이미 200여만 마리가 죽었으며, 지금 국제적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최고 500만 마리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44년 혹한으로 750만 마리의 가축을 잃은 이후 최악의 참상. 여기다 지원이 된다 하더라도 실제 제대로 보급이 될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몽고는 전체 국민이 260여만 명에 불과하지만, 국토는 남한의 15배에 달해, 외진 곳에서 목초를 찾아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 유목민들에게 지원 물자 전달하기 자체가 한계를 가진 것이다.

국제적 지원이 필요한 것은 몽고정부 자체로는 해결 능력이 없기 때문. 10년전 소련에서 독립한 뒤 민주화와 시장경제 정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이때문에 지금 즉시 국제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80만 유목민의 60%가 넘는 50여만명이 위기를 맞으리라는 분석이 나와 있다. 세계은행이 133만 달러를 지원하고, UN.미국 등도 추가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시간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이때문에 유엔 인도지원국은 지난 4일자 호소문을 통해 "298만 달러의 즉각적인 지원과 그 이후의 지속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환기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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