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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선거, 페루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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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0년에 이른 페루 후지모리 대통령의 최근 행태가 우리를 너무나 착찹하게 한다. 우리 정치사의 악몽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 하기 때문.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3선 법률'을 제정한 것은 박 전대통령을 빼 닮았으며, 부정 수법은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를 모델로 한 것 같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선거 부정의 방법도 우리를 애닯게 한다. 사전투표, 야당표 무효화 시키기, 투표함 바꿔치기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전적 수법. 나아가 다른 후보에게 기표하지 못하도록 투표용지에 왁스칠을 한 사실까지 드러났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선거감시단이 컴퓨터 집계과정을 참관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으며, 1차 개표결과 발표를 이유없이 12시간이나 지연시켰다. 개표완료 후 사흘이 지나도록 최종 개표결과가 나오지 못했다.

더욱이, 개표결과가 컴퓨터에 입력되면, 곧바로 투표용지를 없애 증거를 없애도록 한 페루 법률은 놀랍다. 선거부정 및 결과 조작에 반발한 수십만명이 거리로 나서서 '독재타도'를 외쳤지만, 페루언론은 침묵만 지키고 있기도 하다. 이때문에 1970년대에 쿠데타로 독재권력을 잡았던 모랄레스 장군조차 "페루 역사상 이같은 부정선거는 처음"이라고 개탄했다.

우리도 13일 총선을 마쳤다. 어느때보다 상호 비방, 흑색선전, 금품살포 등 혼탁이 심했다고 한다. 한번 잘못들인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을 뿐 아니라, 태평양 건너 먼 나라까지 물들이나 보다.

석민.특집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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