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선정 1백억 커미션

대검 중수부(김대웅 검사장)는 9일 지난 94년 경부고속철도 차량을 프랑스 알스톰사 TGV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당시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 대한 거액의 금품로비 혐의를 포착, 전면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와관련, 로비를 맡았던 최만석(59.부동산업.미영주권자), 호기춘(51.여)씨가 알스톰사로부터 차량계약 성사에 따른 커미션으로 1천100만달러(당시환율로 100여억원)를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호씨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및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잠적한 로비스트 최씨를 출국금지하고 전국에 수배했다.

검찰은 또 호.최씨의 불법 외환거래 혐의에 대한 경찰청 내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95년말∼96년초 호씨로부터 8천만원을 받은 전 남대문경찰서장 전윤기(64)씨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총 사업비 18조원으로 단군이래 최대규모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을 둘러싼 로비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면수사에 돌입함에 따라 당시 정치권 인사들과 교통부.고속철도공단 등 관련부처 고위간부들에 대해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호.최씨는 알스톰사와 차량 공급계약이 성사되면 계약액(21억달러) 중 알스톰측 지분의 1%를 커미션으로 받기로 약정한 뒤 35대 65로 분배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씨는 계약이 모두 끝난 뒤 알스톰 지사장 C씨와 결혼했으며, 최씨는 로비역할을 맡기전 국내 정치권에서 일정기간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최씨는 94년 6월 우리 정부와 프랑스 알스톰사의 차량계약이 최종 체결되자 같은해 11월과 95년 5월 2차례에 걸쳐 알스톰사 본사로부터 홍콩 소재 B은행자신의 계좌로 5천930만프랑(1천100만달러)을 입금받았으며, 최씨는 이중 386만달러를 호씨의 홍콩 S은행 계좌로 다시 입금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씨가 자신이 받은 사례금 외에 별도로 거액의 로비자금을 사용해 93년초부터 알스톰이 차량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된 94년 6월까지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최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알스톰사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알스톰측에 대해 강제수사를 벌이는 방안은 외교문제 등을 감안,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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